6일부터 서울 창천동 쌈지스페이스에서 열리는 '현장 2002:로컬컵(Local Cup)'전은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의 이면을 들춰보는 기획전이다. 박불똥 권자연 고승욱 김창겸 등 14명의 작가가 회화 비디오 사진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월드컵의 열기와 의미를 되새기는 작품을 선보인다. 월드컵을 통해 전국적으로 '붉은 악마'들이 출현하고 애국심이 고취되는 등 글로벌리즘과 국가주의가 발현됐다는게 작가들의 시각이다. 또 TV 등 언론매체가 스포츠뉴스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월드컵의 본질이 증폭됐다는 것이다. 박불똥씨는 바람개비와 축구선수를 합성한 '돈개비춤'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따라 움직이는 자본의 논리를 형상화했다. 김창겸씨는 월드컵 현상 뒤에는 TV와 전광판 등의 매체가 있었음을 환기시키는 비디오 작품을 내놓았다. 박영균씨는 거리 응원의 '원조'였던 광화문에서 거리가 응원단으로 가득 찬 장면과 텅 빈 거리를 영상물로 오버랩시킨다.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월드컵의 이면을 작가의 입장에서 접근해 본 시도는 좋았지만 그것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 전시회다. 20일까지. (02)3142-1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