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밤부터 한식인 6일 오전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촉촉한 단비가 내렸다. 이번 비는 그동안 봄가뭄에 시달려온 농촌지역과 식수난으로 고통을 겪어온 섬지역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6일 오후 3시 현재 지역별 강수량은 전남 장흥 109mm를 비롯 ▲남해 97mm ▲ 여수 78mm ▲부산 77mm ▲광주 66mm ▲춘천 34mm ▲전주 32mm ▲서울 24mm ▲대전 17mm ▲대구 4.5mm 등 전국적으로 봄비치고는 다소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이번 비로 60여일째 계속되던 경기지역 건조주의보는 물론 전국적으로 건조주의보는 모두 해제됐다. 특히 오랜 가뭄으로 제한 급수를 해 왔던 전남지역 6개 시.군 8천100여 가구의식수난이 해소됐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가 적었던 전남 신안, 완도, 진도 등 11개 지구 1만1천400여가구는 여전히 제한급수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들녘에서는 오랜만에 내린 단비로 농작물 해갈에 도움을 주었는데 농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논물을 가두고 논둑을 손질하느리 바쁜 일손을 놀렸다. 이번 비는 전날 식목일에 심은 나무의 활착과 마늘, 양파, 보리 등의 밭작물 성장을 돕고 고추 이식을 앞둔 밭을 촉촉히 적셔 주었다. 그러나 경기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강우량이 적어 가뭄해갈까지 아직도많이 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한식을 맞아 많은 성묘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던 전국의 공원묘지 등에는 비가 내린 때문인지 예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 청구공원 등 대구 인근의 공원묘지로 가는 길은 별다른교통 체증 없이 원활한 소통을 보였고 대전 인근 공원묘지와 대전현충원으로 가는길도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비해 이날 오전 경주 세게문화엑스포 국기광장에서 열린 제11회 벚꽃 마라톤대회에는 우중에도 국내외 마라토너 1만3천여명이 참가, 성황을 이뤘다. 이날 각 해상에 내린 폭풍주의보로 각 섬으로 떠나는 많은 여객선의 발길이 묶였는데 서해상에 내린 폭풍경보로 인해 인천-서해 도서 13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전면 중단됐는가 하면 남해 동부 해상에 내려진 폭풍주의보로 경남 통영기점 남해안지역 11개 노선의 연안여객선 운항 전면 중단됐다. 또 목포, 여수, 완도 등 남해 서부 연안 도서를 오가는 45개 항로 65척의 연안여객선의 운항이 통제되기도 했다. 강한 파도로 인한 조난 사고도 있었는데 이날 오전 6시15분께 제주도 남제주군안덕면 산방산 앞 해안가에서 캄보디아 선적 4천t급 모래운반선 앰플 글로리호가 좌초됐다가 출동한 해경에 의해 선원 20명이 모두 구조되기도 했다. 특히 제주에는 6일 새벽부터 순간 최대풍속 25.1m의 강풍이 몰아쳐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2시께 제주시 노형동 이모(38)씨의 7층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이 파손돼 119 구조대가 긴급출동하는 등 119 상황실에 접수된 지원요청 전화가 쇄도했다. 또 제주시 종합경기장 왕벚꽃전치 행사장의 천막 6채가 파손됐고 도내 곳곳에서가로수, 간판, 이정표, 공사장 안전책 등이 훼손됐다. 이밖에 제주도 서부지역 4곳에서 강풍에 따른 정전이 발생, 6천 800여가구 주민들이 최고 2시간여 동안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 시각 현재 남해와 동해전해상, 울릉도, 독도에 폭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나머지 해상에 내려 폭풍부의보와 내륙의 호우주의보는 모두 해제됐다. 기상청은 남해와 동해상에 바람이 강하게 불고 높은 파도가 일겠다며 항해 및조업하는 선박의 안전운항을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골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밤부터 날씨가 갤 것"이라며 "이번 비를 끝으로 1-2주간은 비소식은 없고 전국이 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