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가족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단체로 T셔츠를 맞춰입지 않아도 어딘지 비슷한 분위기.옷차림만으로 "패밀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주호(42.홍콩계 투자회사 대표).이미원(37.크리스찬 또뚜 코리아 대표)부부와 딸 경아(12),아들 제민(7)가족이 그렇다. 이씨 부부는 "사교계"에 소문난 패션리더.각종 행사에서 베스트드레서를 뽑으면 대놓고 1등을 따내는 멋쟁이 부부다. 이미원 사장은 프랑스 플라워샵의 명가로 손꼽히는 "크리스찬 또뚜"의 한국내 비즈니스를 맡고 있다. 최근 심심찮게 방송을 타고 있는 샌드위치바 MW달링(청담동)도 운영중.패션디자이너 출신으로 어린시절부터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세계를 돌며 미적감각을 길렀다. 남편 이주호씨도 홍콩에서 10년이상 거주한 코스모폴리탄.단정한 정장을 즐기다가도 불현듯 가죽옷에 오토바이로 거리를 누비기도 하는 터프가이다. 지난 24일 하얏트 호텔 뒤뜰에서 만난 이들 네식구의 "나들이 패션 노하우"를 들어본다. "외출할일이 있을때는 어떤 모임인지,어떤 장소인지에 따라 전날부터 옷차림을 계획한다"는 이미원씨는 "자유롭게 입되 한가지 주제를 정해서 입으면 좋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블랙 앤 화이트"를 컨셉으로 정하고 옷을 입으면 제각각이라도 통일감이 살아난다는 것. 이날 패션 주제는 "모녀 vs 부자"다. 엄마와 딸은 인디언풍으로 분위기를 맞췄고,아빠와 아들은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색깔 셔츠로 포인트를 줬다고. 이미원씨는 오돌도돌한 가죽 소재의 재킷에 인디언풍의 스웨이드 스커트를 매치했다. 받쳐입은 연하늘색 블라우스의 귀여운 물방울무늬가 겉옷의 질감과 어울린다. 같은색 그물 스타킹도 블라우스와 이어지는 느낌.목걸이,벨트도 아쿠아블루 칼라로 통일감을 줬다. 경아는 연한 베이지색 인디언풍 스웨이드 투피스로 엄마와 "느낌상 세트"를 이뤘다. 함께 신은 앵클 가죽부츠도 잘 어울린다. "어린아이도 처녀도 아닌 틴에이저 다운 느낌을 살려주는 옷을 고른다"는 게 이씨의 말. 아빠와 아들은 고운색 셔츠로 분위기를 맞췄다. 이주호씨의 연두빛 고운 셔츠와 제민이의 환한 블루셔츠가 잘 어울린다. 제민이의 가죽점퍼와 브라운색 코듀로이 바지는 엄마와 소재적 연결감을 살린다. "딸은 어려서부터 타이트한 옷을 입혔어요. 커서 맵시있는 옷을 소화하려면 미리 연습을 해두어야 하지요. 하지만 아들은 배도 볼록 나오고 통통한 편이라서 헐렁하고 편안한 스웨터를 주로 입혀요. 대신 얼굴에 잘 받는 환한 색깔을 입히면 예뻐요" 5월께면 청담동에 "크리스찬 또뚜"매장이 본격적으로 문연다. 세계 유명 건축가들의 설계로 올려지는 5층짜리 건물이다. "경조사에 천편일률적으로 쓰이는 삼단 화환대신 작아도 센스있고 예쁜 꽃장식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게 이사장의 바람.건물에는 갤러리도 마련해 젊은 미술가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