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영혼의 만남이 결혼이라면 임신은 엄마 아빠 아기가 한몸으로 맞닿는 내면의 만남이다. 뱃속에 아기를 품게 된 순간부터 아기의 움직임을 몸으로 느끼면서 아기를 두 팔에 안게 될 그날까지 엄마 아빠가 뱃속아기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그 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에게 "네가 엄마 벳속에서부터 읽었던 거야"하며 책을 손에 쥐어준다면 얼마나 큰 선물이 되겠는가. 이번주에 출간된 "뱃속아기와 나누는 사랑의 대화,태담"(도서출판 한울림,전3권)은 이야기와 그림 음악 등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낸 자연주의 태교 시리즈다.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태교"의 개념을 한단계 넘어 아이와 교감하고 얘기를 나누는 "태담"의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킨 교재. "이야기 태담"(2만3천원)에는 피천득 박완서 이해인 정채봉씨 등 문인 11명과 김기창 김환기 박수근 이만익 이왈종씨 등 화가 10명의 작품이 담겨 있다. 동화작가 백미숙씨가 정겨운 대화 형식으로 엮었다. "명화 태담"(2만원)에는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푸근하게 느낄 수 있는 명화 24점이 실려있다. 큐레이터 황성옥씨가 그림을 쉽게 설명해주고 엄마와 아이의 교감을 도와준다. "음악 태담"(1만7천원)에는 음악프로듀서 백창우씨가 엄마와 아기를 위해 새롭게 만든 곡에 계곡 물소리,새소리,다듬이 방망이 소리,그릇 부딪는 소리 등을 CD로 엮었다. 이야기와 그림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사랑의 태담.전통적인 태교에서도 자연과 음악과 아름다운 것을 가까이 하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 시리즈에는 고운 심성과 창의적인 영혼을 키우는 "생명의 꽃씨"가 가득 담겨 있다. 대한태교연구회장인 박문일 한양대 의대 교수는 "태아의 청각을 통한 자극이 뇌세포 발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태아의 오감 중에서 창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전한다. 뱃속아기들은 부모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먹으면서 자란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 것.결국 뱃속아기가 원하는 가장 훌륭한 선물은 바로 부모의 마음이 담긴 태담이다. 도서출판 한울림의 송주한 대표는 "이 시리즈를 기획하고 제작하느라 2년반동안 밤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유명 작가들과 일일이 저작권 계약을 맺고 작곡도 새로 하는 등 정성을 다했기 때문에 보람도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명화엽서 10장을 곁들인 선물용 세트(6만원)외에 낱권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 (02)2635-8110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