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0세 최연소 기자(영남일보), 31세 최연소 편집부장 겸 최장수 편집부장(한국일보), 가장 많은 일간지(대구시보ㆍ스포츠서울ㆍ스포츠투데이ㆍ파이낸셜뉴스ㆍ굿데이)를 창간하고 가장 여러 언론사의 최고 경영자(서울신문ㆍ일간스포츠ㆍ스포츠투데이ㆍ국민일보ㆍ아쉐뜨텍스트미디어ㆍ경향미디어그룹)를 지낸 사람. 바로 `언론계 미다스의 손', `신문 경영의 귀재'로 불리는 이상우 경향미디어그룹 회장이 주인공이다. 그가 이미 언론계의 역사로 기록된 이야기가 아닌 속깊은 비화를 자전적 수필집「굿데이 굿맨」(신풍 간)에서 털어놓았다. 수십여권에 달하는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집, 희곡, 문학평론집, 논문, 번역서 등을 펴낸 이상우 회장이 자신의 사사로운 이야기를 책으로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갑을 훌쩍 넘긴 노인이 회의 도중 탁자 밑에서 엄지로 휴대전화 자판을 눌러비서나 운전기사, 며느리, 손녀 등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은 상상하기만 해도 미소를 짓게 만든다. 컴퓨터 통신방에 들어가서도 신세대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약어와 기호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나이를 짐작하지 못하게 한다. 연재 때문에 그 좋아하는 여행을 참아야했던 만화가 고우영씨도 이회장의 조언 덕분에 컴퓨터로 만화를 송고하며 마음대로외국을 돌아다닌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과 유행에 도전하는 그의 태도는 경영기법에도 반영됐다. 굿데이의 영어 제호에 `^-^'를 그려넣어 웃는 얼굴을 만드는가 하면 인기그룹 HOT의도메인(www.hot.co,kr)을 거금 3억원에 사들여 굿데이 인터넷 사이트의 주소로 삼기도 했다. 이 책에는 서울경제 장재구 회장ㆍ넥스트미디어그룹 조희준 회장ㆍ경향신문 장준봉 사장 등이 이회장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굿데이의 창간 비화, 사진부까지 미니주식회사로 아웃소싱한 특유의 경영전략, 가로쓰기나 기자조판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선구적인 편집방침, `O양 비디오사건' 등 전설적인 특종 발굴기법 등이 고스란히담겨 있다. 이와 함께 `이상우 사단'으로 불리는 이회장의 교유기(交遊記), 장기영 전 한국일보 회장ㆍ시인 구상씨 등에 대한 추모의 글, 40여년의 언론계 생활 회고담, 9년간병 끝에 떠나 보낸 아내를 향한 연서 등도 곁들였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