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바위,돌,그리고 나무와 함께''(굿인터내셔널)는 퓨전음악을 담은 음반.

독일 클래식 재즈그룹 ''살타 첼로''의 멤버들,역시 독일 출신의 소프라노 하이케 수잔네 다움,해금연주자 강은일,중국 얼후연주자 젠팡장 등이 참여해 퓨전음악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음악평론가 김진묵씨의 설명을 들어보자.

"그동안 가야금으로 징글벨을 연주해 보았고 드럼으로 굿거리를 두드려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성과는 바람직하지 않았다.

이 음반 14번 트랙에 나오는 ''볼프강의 선율''에서 해금으로 연주되는 모차르트는 전혀 이질감없이 다가온다.

모차르트가 의도한 화성과 리듬은 완전히 배제해버리고 선율만 살렸기 때문이다.

모차르트 본래의 숨결은 느낄 수 없지만 새로운 미학을 지닌 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결국 편곡의 미학이 가장 중요하다"

첫 곡 ''라임꽃''은 미풍을 타고 흐르는 라임꽃 향기를 생각나게 하는 곡.

르네상스시대 곡을 밝고 경쾌하고 시원한 느낌으로 편곡했다.

''황혼''(3번트랙)은 얼후와 피아노가 함께 연주하는 도입부부터 중국적인 분위기로 귀를 잡아끈다.

''적념''(7번트랙)은 해금연주자 김영재가 작곡해 헌정한 작품.

해금 첼로 하프시코드가 현대적인 깔끔함과 무겁지 않은 적당한 깊이로 한국적 내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모든 창작곡과 편곡은 살타 첼로 멤버인 피아니스트 피터 쉰들러가 맡았다.

음악적 상상력과 동서양음악의 통로를 찾아내는 능력 앞에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