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최인호씨의 장편 "길없는 길"은 구한말의 선승 경허(1849~1912)를 모델로 삼고 있다.

대처승들이 절간에서 누룩을 빚어 술을 팔던 시절,경허스님은 서릿발같은 기상으로 한국선불교를 일으켜세웠다.

자신을 찾아온 노모앞에 홀딱 벗고 앉아 "낳아서 어릴적에는 부끄러움을 모르더니 그새 나를 몰라보는구나.

이 몸은 하나이니 어리석은 중생이여"라고 했을 정도다.

스님들의 참선 수행처인 선원의 모든 것을 담은 "선원총람"이 출간됐다.

구한말 경허스님이 선풍을 일으킨 이후 전국엔 1백40여개의 선원이 설립됐다.

조계종 불학연구소가 제작한 이 자료집에는 선원의 역사와 위상,운영 현황과 위치,비구.비구니선원과 외국인을 위한 국제선원,통일신라시대 설립된 구산선원과 역대 선사들의 법어 등이 담겨있다.

총1천 6백여쪽으로 내용이 매우 방대하다.

참선에 관심있는 일반인이라면 시민선방을 찾아 "짧은 출가,긴 깨달음"을 기약해봄직 하다.

송광사 통도사 수덕사 백양사와 함께 5대 총림으로 꼽히는 해인사는 규율이 상당히 엄하다.

여름에도 서늘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동자승그림으로 유명한 원성스님은 해인사에서 행자생활을 할 당시 수백명이 중도탈락하고 몇십명만 사미계를 받았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해인총림 선원의 특징은 일반수행 10시간 말고 가행정진 14시간을 한다는 것.

매일 108참회도 실시한다.

첫 철만 지난 "어린"수행자는 아예 받지를 않는다.

해인총림 방장을 역임한 성철스님의 경우 딴전 피우는 스님은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계곡으로 끌고가 물에 머리를 처박았다고 한다.

송광사 조계총림 선원은 엉덩이에서 진물이 나올때까지 장좌불와했다는 효봉스님(1888~1966),수덕사 덕숭총림 선원은 무궁화 꽃잎에 먹물을 찍어 글씨를 썼다는 만공스님(1871~1946)으로 각각 유명하다.

윤승아 기자 a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