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맨들의 패션에도 "벤처 바람"이 불고 있다.

벤처기업이 신선한 사업아이디어와 자유로운 조직으로 대변되는 것처럼
벤처패션은 딱딱한 기존 정장과는 달리 편안하고 개성 있는 근무복을 말한다.

또 캐주얼하지만 격식에 어긋나지 않으며 고급스러운게 특징이다.

캐릭터 정장 혹은 캐주얼 정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옷차림은 벤처열풍과
함께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젊고 도전적인 전문 자유직은 물론 대기업 비즈니스맨들에게도 새로운
옷입기가 인기를 얻고 있다.

패션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의 진원지로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꼽는다.

실제로 지난 1월초 CNN인터넷뉴스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미국 남성들의
근무복장이 자유로운 캐주얼로 대체되고 있다"며 이러한 패션 경향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테헤란밸리에 빽빽히 들어선 젊은 기업들도 실리콘밸리처럼 파격적인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

부드러운 캐주얼 정장을 넘어 청바지에 티셔츠같은 스포츠 캐주얼차림을
허용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대기업의 근무복 스타일도 바뀌고 있다.

특히 제일제당 LG애드 등 사내 벤처를 제도화하거나 벤처형 기업문화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는 회사들은 직원들의 출근복장 또한 벤처형으로
변신중이다.

LG패션의 송윤정 실장(타운젠트)은 "벤처패션의 핵심은 자신의 신선한
사업감각과 끼를 옷을 통해 대외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아무리 자유로운 출근복장이라고 해도 점퍼나 청바지같은 학창시절
옷차림은 피해야 한다는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또 "아래 위 한쌍인 양복에 넥타이만 골라매면 되던 이전의 비즈니스
정장과 달리 자신의 개성과 감각을 필요로 하는 만큼 더 까다로울 수도 있다"
고 덧붙였다.

송 실장이 제안하는 벤처패션의 기본 스타일과 성공적 연출방법을 알아본다.

<> 기본적인 벤처스타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실루엣이 키워드다.

또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필수 요소다.

상의 재킷은 어깨심지가 최소화됐고 몸에 달라붙지 않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바지는 양 날이 단단히 설 정도로 잘 다려진 모양보다는 흐르는 듯이
부드러운 선을 그린다.

최근에는 아래로 갈수록 통이 약간 좁아지는 50~60년대 복고풍이 인기다.

셔츠는 정장용 드레스 셔츠보다는 넥타이를 풀면 남방으로 변신할 수 있는
언더셔츠(셔츠 깃에 단추가 채워져 있는 버튼다운 스타일)를 입는다.

수트 컬러는 회색 베이지 검정 감색 등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기본색을
선택하도록 한다.

여기에 연노랑 분홍 그린 등 튀는 색 셔츠를 입어 악센트를 준다.

<> 캐주얼하게 연출한 벤처스타일

이너웨어만 변화를 줘도 캐주얼한 맛이 배가 된다.

셔츠 대신 목까지 올라오는 터틀넥 니트 셔츠를 입거나 체크패턴이 들어간
셔츠를 입으면 훨씬 개성있어 보인다.

소재가 다른 재킷을 입어보는 것도 좋다.

양복소재의 대명사인 모혼방 대신 면, 코듀로이, 마 소재로 만든 이지
재킷( Easy Jacket )은 퇴근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템이다.

주말이 다가오는 금요일에는 좀더 과감하게 입어본다.

베이지나 카키빛 면바지에 체크 남방, 폴로 티셔츠를 받쳐 입으면
자연스럽고 세련된 벤처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캐주얼정장을 입을 때는 특히 소품에 신경써야 한다.

정장용 구두보다는 컴포트 슈즈를 신는게 멋스럽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