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리가 다 죽어서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이 되는 것처럼
내 머리 속에 떠도는 모든 말들을 죄다 버려서
한 자락 폭포물로 그대 깊숙이
흐르고 싶을 뿐,

밤바다 쏟아지는 별이 되어
그대 가슴 곁에 있고 싶을 뿐.

나종영(1954~) 시집 "끝끝내 너는"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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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는 세개의 비유가 있다.

하나는 "모든 소리가 다 죽어서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이 되는 것"이요,
두번째는 "말들을 죄다 버려서 한 자락 폭포물로 그대 깊숙이 흐르는 것"
이며 또 하나는 밤바다에 "쏟아지는 별이 되는 것"이다.

얼핏 읽으면 첫 대목이 둘째 대목을 수식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빛이 되고
폭포물이 되고 별이 되어 "그대 깊숙이 흐르"거나 "그대 가슴 곁에 있고
싶다"는 간절한 사랑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