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하는 9명의 한국작가 중 김호석씨 등
6명이 제작비 미지원을 문제삼아 18일 중도사퇴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 작가는 이날 오전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요청한 작품제작비 지원이 관철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사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최측이 다시 작품제작비를 지원키로 해도 사퇴의사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퇴의사를 표명한 작가는 김호석씨를 비롯 윤석남 홍성담 김태곤 임영선
이순주씨 등이다.

작가들이 전시회에 집단불참키로 한 것은 비엔날레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곤씨는 "다른 선진국 현실과 비교해 우리 작가들에 대한 제작비지원이
필요함을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설명해 왔으나 주최 측이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아 사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인의 잔치인 비엔날레에 작품을 내면서도 작가는 사례비는
고사하고 제작비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번 사퇴를 올바른
미술문화정착을 위한 문제제기의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장석원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실장은 "제작비 미지원을 전제로
지난해 계약한 뒤 그동안 아무 얘기가 없다가 전시를 불과 두달여 앞두고
갑자기 사퇴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런 킴, 권소원(이상 미국 거주), 강운씨 등 나머지 3명은 특별한
의사표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3회 광주비엔날레는 3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71일간 계속된다.

< 윤기설 기자 upyks@k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