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종이 찾아낸 일본도 놀란 일본의 성공 벤처이야기 ]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러나 흥미로움의 이면에는 고통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가 숨어있기 마련이다.

지난해부터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재직중인 박찬종 전 의원이
"박찬종이 찾아낸 일본도 놀란 일본의 성공 벤처이야기"(소담출판사,
8천5백원)란 긴 제목의 책을 펴냈다.

성공한 벤처 기업인 30여명의 인생 유전과 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실었다.

벤처라고 해서 독자들이 주눅들 필요는 없다.

최첨단 기술로 우뚝 선 사람도 물론 있지만 책에 소개된 많은 기업인들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미용실, 중고타이어 판매회사, 횟집, 심지어는 어묵회사도 벤처 기업이란
명함을 달고 있다.

문제는 업계에서 최고가 되느냐다.

튀는 아이디어와 남들이 흉내낼수 없는 품질에서 승부는 판가름이 난다.

유통업체 (주)돈키호테의 야스다 사장은 24시간 쇼핑점으로 심야 손님들을
독차지한 인물이다.

그는 진열대위의 물건을 잘 정돈해 둬야 한다는 상식을 깨고 아무렇게나
제품을 늘어놓는 "정글식 압축진열"로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숨바꼭질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고르는 재미를 함께 제공한 것이 손님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 것이다.

일본에서 최고의 땅값을 다투는 도쿄 미나토에 자동차 정비회사를 세운
사키야마씨.

그는 신속성을 무기로 자신의 회사인 사키야마 자동차 서비스를 일본 최고의
부자동네에서 으뜸가는 외제차 전문 수리업소로 키워냈다.

어릴때부터 자동차 정비에 미쳐 살았던 그가 40년동안 한우물만 판
결과였다.

머리카락을 여섯 조각으로 쪼갤수 있을만큼 섬세한 절단이 가능한 기계를
개발해 낸 디스코사의 세키야 사장은 기계에 문외한인 문과 출신이다.

그는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지식이 있어서 불가능한 이유를 수도 없이
늘어놓지만 그 이유조차 모르는 아마추어는 오히려 끝없이 도전할수 있다"고
기업인의 도전 정신을 강조한다.

와세다대학 출신으로 종합상사에서 일하다 일본 최고의 횟집으로 인정받는
"도토야"를 세운 미야자키 사장, 79세의 나이로 벤처회사 "타히보재팬"을
설립한 하타나카 사장, 중고 타이어 재생시스템을 개발한 "오사카 고무"의
모리모토 사장 등 저자가 만난 기업인들은 하나같이 집념을 갖고 자신의
분야를 파고든 장인들이다.

저자는 "한국의 젊은이들과 기업가들에게 이들의 성공 사례가 작은 자극제
라도 될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