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일본은 아시아에 속해 있으면서도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별개로 인식된다.

지정학적으로도 아시아 대륙과 떨어져 있는 섬나라인데다 경제수준 역시
월등하다.

아시아국가중 유일하게 선진7개국(G7)의 일원인 일본을 통해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들이 출간됐다.

프랑스의 신예 정치학자이자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카롤린 포스텔-비네의
"일본과 신아시아"(한울, 1만3천원).

이 책은 한국인이 주관적인 적대감으로 소화해왔던 일본 관련 사건들을
제3자적 입장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일본이 현재 우파 친미주의와 좌파 친아시아주의로 갈리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짚는다.

탈아입구를 주장하는 세력과 아시아 통합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측이
갈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을 불러일으킬 쟁점들도 많다.

예를 들면 일본이 한반도를 35년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엘리트층이 식민정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그렇다.

과거 김영삼 정권이 인기가 떨어지자 옛 조선총독부 건물인 중앙청을
폭파하겠다고 나섰다는 주장 또한 논란이 일 만하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인 허동현씨의 "일본이 진실로 강하더냐"(도서출판
당대, 1만2천원)는 1881년 일본을 시찰했던 "조사시찰단"의 활동과 의의를
현대적 시각에서 고찰한 책이다.

저자는 이른바 "신사유람단"으로 불려온 조사시찰단의 호칭은 일본에서
붙인 것이며 그 뉘앙스가 문물.제도를 살핀다는 본뜻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고 지적한다.

시찰단의 활동을 볼때 "조사시찰단"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그들이 남긴 90여권의 보고서를 통해 근대 개화기 한국사에서
조사시찰단이 갖는 의의와 한계, 교훈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일본의 근대 문물과 사회풍속을 사진 4백27컷에
담아 소개한 점이 흥미롭다.

1백년전 선조들이 보고 느낀 일본을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