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이화여대 앞의 한 헤어숍.

프랑스에서 온 전문 헤어 디자이너가 머리를 손보는 동안 모델 이선진(23)
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그러나 환한 조명과 함께 "액션!"이라는 감독의 말이 떨어지자 금세 환한
표정으로 바뀌며 카메라 앞을 누비기 시작했다.

"20일전부터 모발관리를 해왔어요. 어제는 염색하느라 밤을 꼬박 샜어요"

다음달 중순부터 방영될 비달사순 샴푸 CF촬영하는 동안 그는 들뜬 표정
이었다.

오미란 이종희 등 톱 모델들만이 거쳐간 비달사순 CF가 자신에게도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95년 슈퍼엘리트 모델대회에서 2위로 입상하면서 데뷔했다.

이젠 패션모델뿐 아니라 MC와 연기자로서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한창 "뜨고 있는" 모델이지만 그에게도 컴플렉스가 있었다.

"꺽다리"란 별명이 붙을 만큼 큰 키가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가 없었던 것.

고등학교 2~3년 동안 무려 30cm나 자라며 키가 1백78cm로 됐다.

"그땐 거리에 나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어요.

그런데 큰 키가 대접받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 길로 곧장 모델 학원을 찾아갔지요"

요즘 활동하는 모델들은 대부분 1백80cm가 넘는 장신들이지만 전체 신장
에서 하반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따지면 그를 따를 사람이 없다.

길고 곧게 뻗은 다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선진은 자신을 "욕심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모델계에서 정상에 오른데 이어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또 다음달 23일부터 정동이벤트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98 방황하는 별들"
에서 왈가닥 아가씨 "윤소자"역을 맡았다.

오늘부터 한달동안 저녁마다 연습에 들어간다.

내년초에는 TV 시트콤과 미니시리즈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연기도 괜찮게 한다는 평가를 받도록 이를 악물고 노력할 생각이에요.

큰 키때문에 불리하긴 하지만 비련의 여주인공역도 해보고 싶어요"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0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