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예술가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 )의 미공개작품전이 11일~11월16일 한국경제신문사 12층 특별
전시장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사 새사옥 준공과 창간 33주년 기념전으로 마련되는 이번
"피카소 미공개작품전"에는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소묘작품이 대거
선보여 세계적 거장의 숨겨진 작품세계를 접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품작은 피카소의 후기작품 수장에 힘쓴 스트래톤재단(Stratton
Foundation) 소장품.

동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브레스누 컬렉션(Bresnu Collection) 1백19점중
테라코타 13점을 제외한 1백6점의 소묘작품이 선보인다.

피카소의 말년작중 아직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소묘작품은 1백50여점.

이번 전시회는 이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주옥같은 작품들이 한꺼번에 공개
되는 자리여서 개막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묘는 보통 회화나 조각의 밑그림으로 알려져 있지만 피카소 작품의
경우 독자적인 장르로서의 특성을 충분히 갖춰 소묘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64년이후의 후기작은 회화적 요소가 더욱 강해 회화 못지 않게 중시
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브레스누컬렉션의 작품은 남녀가 함께 있는 장면을 다룬
점이 특징.

이는 피카소가 전생애를 통해 끊임없이 탐구했던 "화가와 모델"이라는
주제와 관련이 깊다.

초기에는 화가와 모델 캔버스를 분리해 보여주다가 점차 조금씩 가까이
연결되고 말년에는 이들이 서로 엉켜 구별하기조차 어렵게 되는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한다.

피카소그림에서 여인들은 별다른 특성을 보여주지 않은 반면 남자는 총사
투우사 화가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물로 나타난다.

총사는 젊음을 상징하고 투우사는 피카소의 투우에 대한 애착및 영웅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지만 실은 항상 무엇인가로 변장하려 하는 남성들의
성향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전시작을 포함한 피카소의 말년작들은 에로티시즘을 다뤘다는 점에서
종종 차가운 시선을 받아온 것이 사실.

그러나 "예술의 힘은 우리가 터부시하는 것들을 파기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라는 자신의 말처럼 그는 인생을 마감하면서 다시 한번 터부를 파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전시작들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소신을 실천한
위대한 화가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감동을 더한다.

한국경제신문사 서울방송 주최, 문화체육부와 교육부 주한이탈리아대사관
아시아나옥션 후원, LG그룹 한솔제지 협찬.

관람시간은 토.일요일 포함 매일 오전10시~오후5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에서 내리면 좋다.

입장료는 일반 3천원 고등학생이하 2천원이며, 학생단체(5인이상) 관람
1천원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