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성장, 마이너 위축"

상반기 클래식음반시장은 지난 몇년간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었다.

국내 불황이 계속되고 미국 유럽 등 외국의 클래식음반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다양한 기획물과 편집음반을 선보인 메이저 직배사들은 대부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반면 마이너레이블의 수입상들은 고전을 면치못해
양극화현상이 심화됐다.

상반기 클래식음반계의 화제앨범은 단연 영화"샤인"의 O.S.T(폴리그램).

올초 발매 이후 국내에서 12만장 이상의 경이적인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

전세계에서 80만여장이 팔린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내판매량이 전체의
15%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샤인"의 폭발적인 인기는 이 영화에 삽입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이 수록된 명반의 특수로 이어졌다.

"데이비드 헬프갓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협주곡 3번"이 1만5천여장
팔렸고 마르타 아르헤리치,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예프게니 키신의 기존
음반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영화에 나오는 곡의 전곡을 수록한 "샤인2"와 김혜정의 라흐마니노프 신보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샤인" 돌풍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지능이 높아진다"는 한 연구결과에 근거한
"모차르트 이펙트"(워너)의 열풍도 "샤인"못지 않았다.

총 5만9천여장이 팔려나가 편집음반으로는 최고의 판매기록을 세웠고,
"클래식음악이 EQ 또는 IQ를 높여준다"는 설을 내세운 음반이 쏟아져 나왔다.

제작사별로는 EMI의 성장이 괄목할만 하다.

장영주의 소품집 "심플리 사라"과 "디스 이즈..."와 "더 베스트..." 시리즈
등 참신한 기획음반 등의 호조로 상반기 매출액이 28억3천여원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8% 늘었다.

DG 데카 필립스 등 메이저레이블을 보유한 폴리그램도 지난해 대비 16.5%
늘어난 50억여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변함없는 1위를 지켰으나 시장점유율은
6~7% 감소했다.

BMG와 워너뮤직은 각각 12억5천, 11억4천여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삼성클래식스는 마이너레이블시장 진출과 악레이블의 선전으로 12억여원의
매출액을 올려 약 20%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너 레이블의 경우 국내편집음반의 제작이 어렵고 불황
때문에 홍보를 못해 신보수나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다만 삼성-해동 라인의 마이너 레이블과 신나라레코드가 수입하는
"아르모니아 문디" 레이블의 고음악음반들이 클래식애호가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줬다.

<송태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