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필의 노자" (왕필 저, 임채우 역, 예문서원) 중 "38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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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한쪽에 치우쳐서 작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릇 무위로 작위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 낮은 덕이니 인의 예절이 이것이다.

덕의 높고 낮음을 밝히려고 낮은 덕을 들어 높은 덕에 대비시켰다.

일부러 작위하지 않는 경지에 이른 것은 낮은 덕의 역량을 다한 것이니
높은 인이 이것이다.

일부러 함이 없이 작위하는 데에는 충분히 이를수 있으나 작위하되 일부러
함은 없으므로 작위함이 있는 것이 근심이 된다.

하지 않아도 이루어지고 일으키지 않아도 다스려지게 할수 없는즉 이에
인위로 하게 되므로 널리 베풀고 인애할 것을 선전하는 이가 나오게 된다.

사랑하되 사사로이 치우친 것이 없으므로 높은 인을 지닌 사람은 작위하기는
하되 일부러 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두루 사랑하지 못하게 되면 정직과 의리를 치켜세우는 이가 나오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