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millenium, 1000년)이 출판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서기 2000년이 2년반 안으로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20세기말은 1백년이 교차하는 시점이자 1000년이 바뀌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유럽에선 밀레니엄을 주제로 삼거나 제목으로
단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간 1000년을 되새기고 다가올 1000년을 준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출판경향은 국내에도 곧 "밀레니엄 특수"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 선보인 밀레니엄 관련 서적은 펠리프 페르난데스-아메스토의
"밀레니엄-지난 1000년의 인류역사와 문명의 흥망"(허종열역 한국경제신문사
전2권 각권 1만2천원)과 배리 하워드 민킨의 "미래예측-밀레니엄 리포트"
(구본형역 해냄 8천원)등 2권.

이 책들은 차분히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내용을 싣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옥스퍼드대) 펠리프 페르난데스-아메스토는
"밀레니엄"에서 10세기초부터 20세기말까지 문명의 운명을 다루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000년대 지구의 주도권은 동 서양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1000년전과 마찬가지로 세력균형을 이루리라는 전망이다.

저자는 10세기부터 15세기까지 중국 이슬람 동유럽 서유럽이 각각
팽팽한 문명균형을 이뤘다고 본다.

16세기부터 팽창에 적극 나선 서유럽이 정복과 식민지화 복음화를 앞세워
다른 문명에 한발 앞서 나갔으며 이는 18세기 산업혁명으로 20세기 중반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그러나 20세기 중반이후 진행중인 아시아의 부흥에 주목한다.

특히 중국의 화교를 필두로 한 동아시아 민족의 세계진출과 이슬람
국가들의 소생은 "역식민지화"와 "아시아의 부흥"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저자의 동양해석은 대단히 독특하다.

동양 특히 중국이 뛰어난 문명에도 불구하고 세계제패에 실패한 것은
문명의 실용화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 잠재력은 다가올 밀레니엄시대에 발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내용과 더불어 이 책은 2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역사를 바꾼 3백20여장의 희귀사진을 실은 점과 역사책에서 소외된 많은
민족과 문명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1000년의 첫인상을 다룬 저술이다.

미국의 경영컨설턴트인 배리 하워드 민킨이 쓴 "미래예측"은 잭 웰치
GE회장등 세계적 경영자들의 조언을 들어 기업 라이프스타일 정치등 8장에
걸쳐 10년뒤의 모습을 묘사했다.

기업측면에선 대기업이 쇠퇴하고 소규모기업이 번창할 것이며, 종교 시장
라이프스타일등에서 세분화가 진전되며 세계적으로 아시아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란 게 저자가 그리는 2000년대의 대체적 모습이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