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대에 방영되는 영계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KBS2TV의 "X파일" (월 밤11시)과 MBCTV의 "다큐 이야기속으로" (금
밤 11시10분)가 그것.

이들은 외계인과 영적세계 영혼세계 등 현실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다뤄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봄철개편 프로그램으로 3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X파일"은 미국 ABC에서
작년 10월부터 방송된 26편짜리 4차 시리즈.

"X파일"은 해결되지 못한 사건을 일컫는 미국 연방수사국 (FBI)의 용어.

미국에서는 96년 에미상의 드라마시리즈 부문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방송 시작이후 17~18%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24일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복제인간을 다룬
"베일속의 복제인간"을 내보냈으며, 31일에는 여자를 악귀로부터 구해내야
한다고 믿는 살인자의 환영을 좇는 "살인자의 환상"을 방송한다.

윤원석PD는 "정치 경제보다 현실세계가 아닌 영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젊은층이 늘어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는 것같다"고
전한다.

MBCTV의 "다큐 이야기속으로"는 우리 주변에 전해지는 믿지못할
이야기들을 재연하거나 보고하는 형식으로 꾸미는 다큐멘터리물.

20세기말 한국판 "믿거나 말거나"다.

5명의 PD가 시청자로부터 제보된 귀신이야기나 미스터리현상을 취재,
한 프로그램에 세 꼭지씩 내보내는 형식으로 방송한다.

동굴에서 보인 할아버지 귀신의 망령장면, 결혼을 반대하던 시어머니가
자살해 목없는 채로 밤마다 꿈에 나타나는 장면, 죽은딸이 귀신이 돼
살아나는 장면 등 충격적인 내용들이 잇달아 방영돼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하는 가운데 평균 20%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28일에는 83년 30명의 사상자를 낸 북한산 인수봉대참사때 절벽속에서
살아난 사람들의 신비스런 체험을 소개했으며, 평택시 포승파출소에서
나타나고 있는 귀신의 정체를 추적했다.

곁들여 술만 마시면 아무데서나 오줌을 누는 사람의 이유를 파헤쳐
보여줬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