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인형을 소재로 한 색다른 애니메이션영화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3차원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불리는 영화 "월레스 앤 그로밋"이 2월1일
서울 코아아트홀과 씨네하우스예술관 등에서 개봉되는 것.

이 영화는 기존의 셀애니메이션 방식이나 "토이스토리"같은 컴퓨터
그래픽과 달리 점토로 만든 인형에 표정이나 제스춰의 변화를 줘 한장면씩
촬영한 작품.

하루 6초분량씩 13개월동안 촬영, 오스카상과 아카데미상 (96년) 등
40여개 영화상을 휩쓸었다.

주인공은 마음씨 좋은 발명가 아저씨 월레스와 그의 애견 그로밋.

30분짜리 3편으로 구성됐다.

1편 "화려한 외출"은 크래커를 좋아하는 이들 콤비가 맛좋은 치즈를
구하기 위해 달나라로 여행하는 얘기.

2편 "전자바지 소동"은 박물관의 다이아몬드를 훔치려는 펭귄의 음모를
추적하는 코믹액션물.

3편 "양털도둑"은 털실가게의 험상궂은 개를 응징하는 내용이다.

이가운데 "전자바지 소동"의 장난감열차 추격신은 애니메이션 명장면을
언급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대목.

실사영화에서도 연출하기 힘든 고난도 액션이다.

이 영화의 미덕은 캐릭터들이 우스꽝스럽거나 냉소적이지 않고
낙천적이면서도 따뜻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점.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급스런 유머가 들어있어 디즈니만화보다
훨씬 인간적이고 친밀하다는 게 PC통신 동호회의 반응.

특히 강아지 그로밋은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감정을 기막히게 표현하는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