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예쁜 발을 가지셨습니다"

"글쎄요. 구두는 전혀 이상이 없는데, 발이 아무래도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

같은 발이라도 구두를 사러 갔을 때와 교환내지 수선하러 갔을 때는
이렇게 상황이 달라진다.

구두뿐이랴.

어떤 물건이든 일단 사들인 뒤 교환하거나 되팔려면 살 때와는 입장이
상당히 바뀐다.

미술품 역시 마찬가지.화상이나 작가 또는 중개인의 말만 믿고 직접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은채 구입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미술품도 아파트처럼 구입 당시에는 비슷한 값이었던 것이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되팔 때엔 가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까닭이다.

작가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이요,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도
제작연도와 작품의 완성도 여부, 대표작계열이냐 아니냐에 따라 적지
않은 가격차가 생긴다.

특히 경기가 나쁘면 좋은작품은 거의 가격변동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은 낙폭이 커진다.

그러므로 미술품을 구입할 때는 유명작가의 작품이라도 그것이 그 작가의
전성기때 작품인지의 여부 및 작품 자체의 수준을 잘 따져봐야 한다.

유명작가 또는 인기작가의 작품이라도 사람들에게 잘알려진 대표적인
경향의 작품이 아니면 가격은 물론 환금성면에서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값이 싸다는 말만 믿고 유명작가의 작품을 중간상인으로부터 상식이하의
값에 구입하면 태작 혹은 가짜를 비싼값에 사들이는 결과를 빚기 쉽다.

어떤 작품이 좋은작품인지는 수집하려는 작가의 움직임에 꾸준히
관심을 갖다 보면 파악할 수 있다.

이번주에는 중견서양화가 안병석씨의 대표작인 "바람결" 10호짜리가
1,000만원, 한국화단의 대표주자인 박대성씨의 "청오동" 전지짜리
(40호)가 1,200만원,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작고작가 고암 이응로 화백의
"문자도" 12호짜리가 1,500만원에 출품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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