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가격 인하로 인한 신나라유통(대표 강활모)과 음반도매상연합회
(약칭 도협.회장 이시우종로레코드사장)의 싸움이 양쪽의 맞고발사태를
빚으면서 장기화되고 있다.

신나라유통이 7월9일 도협과 한국 BMG EMI 계몽사 워너뮤직코리아
소니뮤직 등 4개직배사와 대영 ANV 기획을 담합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자 5일뒤 음반도매상연합회에서 신나라유통을 불공정행위를 이유로
맞고발했다.

현재 양측의 고발내용을 놓고 공정거래위 경쟁국 단체과(담합)와
유통거래과(불공정행위)에서 심사중인 상태.

단체과의 신봉삼사무관은 "양측의 주장이 워낙 팽팽한데다 사안 자체가
국내 음반유통구조의 핵심과 관계된 것이어서 심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나라와 음반도매상연합회 싸움의 발단은 지난 5월 신나라의 음반가격
인하.신나라유통 정문교부사장은 "신나라는 대형 물류회사로 체제를 바꾼뒤
제조사와 소매상 사이 중간과정을 물류회사 한단계만 거치도록
간소화함으로써 소매상 공급가를 대폭 낮췄다.

결과적으로 우리와 거래하는 소매상은 예전의 7~8%선보다 대폭 높아진
15%의 마진을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협과 소매상연합회는 신나라의 이같은 발표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신나라의 행동은 전체시장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를 이용한
횡포"라고 맞섰다.

이시우회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으로 소매가의 대폭할인조치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었고 이에 대해 올초 신나라와 도협이 함께 소매가 인상을
협의한 바 있다.

그러나 규정에 걸려 인상이 안이뤄진 뒤 도협이 약화되자 신나라측이
시장을 확장할 호기로 판단, 그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한다.

소매상단체인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 음반분과 송인호회장은
"공급가를 15% 내렸다지만 실제 소매상이 받는 값은 다른 도매상보다
1~2% 싼 데 불과하다.

우선 신나라의 도매가는 다른곳보다 비쌌다.

다른곳에서 3,900원하는 김건모CD를 신나라에서는 100원 비싼 4,000원에
판매했다.

결국 다른곳 가격의 12%와 신나라가격의 15%는 마찬가지"라며 이 조치로
인한 이득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신나라유통 정문교부사장은 "문제의 핵심은 우리나라
음반유통체계"라고 말한다.

"가격인하를 비난하는 도협 또한 "메트로미도파"나 대형서점음반코너등
큰 소매점에는 신나라와 같은 수준의 가격에 제품을 줘왔다"며 "우리는
매장규모에 따른 차별대우를 없앤것"이라고 항변한다.

이에 대해 도협과 소매상연합측은 급속한 성장속에 신나라가 취한
과잉행동을 열거하면서 비난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의 심사발표 예정일은 10일.

도협측에 동조, 신나라측에 음반공급을 중단했던 5개 음반사는
7월20일께부터 공급을 재개했다.

< 조정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