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바람이 거세다.

올 봄여름 거리는 길고 짧은 원피스 차림의 여성들로 가득 메워질
전망이다.

국내외 유명디자이너브랜드와 내셔널브랜드 모두 올 봄여름 대표
아이템으로 A라인 혹은 파라솔(스커트쪽이 퍼지도록 만든 스타일) 원피스를
내놓았다.

원피스가 이처럼 여성들의 주요 패션품목으로 등장한 것은 근20년만의
일.

70년대 초.중반까지 투피스와 거의 같거나 더 큰 비중을 차지했음에도
불구, 어느날 투피스와 바지정장에 밀려 파티복이나 약혼복으로 명맥을
유지해온 원피스가 50~60년대 복고풍바람과 함께 최신 유행품목으로
재부상한 것.

패션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원피스 바람이 이처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남성과의 경쟁속에서 지적으로 혹은 커리어우먼답게
보이기 위해 투피스와 바지정장등 다소 강하고 딱딱한 차림을 선호하던
여성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여성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올봄 트렌디아이템으로 꼽히는 원피스의 형태는 크게 세 가지.

몸의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만든 타이트형과 아래쪽을 약간
퍼지게 처리한 A라인형, 허리선에서 절개해 스커트부분에 맞주름 혹은
잔주름을 넣어 플레어스타일로 꾸민 파라솔형등이다.

어느 것이나 소매 없이 처리, 재킷을 이용해 봄여름 의상으로 모두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원피스와 함께 입는 재킷으로는 볼레로모양의 짧은재킷과 엉덩이를
덮는 반코트형이 주류.

타이트원피스에는 반코트형, A라인이나 파라솔 원피스에는 볼레로형이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타이트건 A라인이건 목둘레는 장식없이 깔끔하게 라운드처리한 것이
많고 길이는 무릎위 5~10cm 짜리 미니가 주종이지만 발목 바로위까지
내려오는 긴것도 눈에 띈다.

개중에는 또 위판과 스커트부분의 색상을 흑백 또는 각기 분홍과
연두등의 보색으로 대비시켜 포인트를 준 것도 있어 주목을 끈다.

위아래를 다른 색 또는 다른 무늬의 감으로 조화시킨 파라솔원피스의
경우 허리에 리본벨트를 매 귀엽고 상큼한 느낌을 강조한 것도 적잖이
보인다.

A라인형에는 가슴 또는 엉덩이 부분에 리본 또는 벨트를 늘어뜨리는
하이웨이스트나 로웨이스트형도 포함돼 있다.

<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