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가락과 장단에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 전통문화를 꿋꿋이
지켜온 한국의 전통 예인들.

그들의 삶을 조명한 드라마가 신년초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SBSTV가 내년 1월부터 방송할 신년기획 "예인시리즈"가 그것으로
외롭게 우리의 전통을 고수해온 예인들의 인생을 다큐드라마 형식으로
다룬다.

첫번째는 1월 3, 4일 4부작으로 방송될 "공옥진" 편 (밤 9시50분).

이른바 병신춤으로 창무극의 일가를 이룬 공옥진씨의 삶을 소개한다.

어렸을적 기생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아버지와 함께 한 유랑생활,
어머니의 죽음, 무용가 최승희를 따라갔던 일본 생활과 귀국뒤의 방황,
다시 소리인생 시작, 결혼과 입산, 병신춤 공연, 정병호 교수와의 만남 등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을 하나하나 풀어헤친다.

주인공 공옥진역은 SBS1기 탤런트 황미선이 맡아 열연한다.

황미선은 지난 8월 캐스팅이 확정된후 전남 영광에 내려가 한달동안
공옥진씨로부터 직접 춤을 배우는 열의를 보였다.

실제로 극에 출연, 자신의 지나온 삶을 회상하는 공옥진씨는 장애인
협회로부터 항의를 받은후 추지 않던 병신춤을 이 드라마에서 다시
선보인다.

또 대통령상을 받은 길쌈놀이를 예술연구회회원들과 재연한다.

공옥진씨의 실제 공연장면과 당시의 자료화면도 삽입해 다큐드라마의
맛을 살린다.

타이틀은 "모래시계" 음악을 담당했던 최경식, 극중 삽입곡은 "서편제"의
김수철이 맡았다.

이 드라마는 또 극중 나레이터역을 중견탤런트 최불암이 맡아 화제.

평소 공씨의 공연을 빼지 않고 관람할만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최불암이 나레이터역을 자청했다고.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