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의 공백을 깨고 다시 브라운관에 돌아온 청춘스타 하희라(27).

지난해초 KBS1TV의 "먼동"을 끝으로 브라운관을 떠나 연극무대에만
서왔다.

뮤지컬배우로서 탄탄한 연기력을 쌓고 주부탤런트로 돌아온 것.

"그동안 "듀엣", "마지막춤은 나와 함께"등 연극에만 열중하다보니
1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갔어요. 결혼후 TV를 떠나 있었지만 연기를
완전히 접어둔건 아니었어요"

그가 맡은 역은 KBS2TV가 "딸부잣집" 후속으로 6일부터 방송중인
주말연속극 "젊은이의 양지"(토.일 오후8시)의 주인공 임차희.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신분상승 욕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지만 한남자에게 배신당하자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비련의
여인역이다.

"초반부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가족들을 돌보는 차분한 역이예요.
가난한 환경을 벗어나려는 욕구와 사랑하는 인범(이종원 분)에게
모든것을 다 바칠수 있는 순수함을 함께 가진 여자죠"

그는 촬영을 위해 난생 처음 탄광촌(강원도 사북)에도 가봤다.

시꺼먼 탄가루와 마주할 기회는 없었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초반이라 아직 별 어려움은 없어요. 그러나 차희가 인범에게
배신당하면서 이미지는 급격히 달라지게 되지요.

솔직히 기대가 돼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악바리"라는 별명답게 한번 맡은 것은 "똑소리나게" 해내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도 무섭게 떠오르는 신세대 연기자들에 대해서는 "솔직히
두려운 존재"라고 얘기한다.

그렇지만 "폭넓고 깊이있는 연기로 한 수 가르쳐줄 각오가 돼있다"고
말하는 눈빛은 "악바리"라는 소문이 거짓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KBS1TV 일일연속극 "바람은 불어도"에 출연중인 남편 최수종과
촬영을 마치고 함께 퇴근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그는 "아기도 갖고
싶지만 당분간은 드라마에만 열중할 생각"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그는 현재 대학로에서 "듀엣"이라는 조그만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