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CSO "신약 경쟁력, 약물전달 기술이 좌우할 것"
“향후 5~10년간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약물 전달’에 대한 고민일 것입니다. 화이자는 어떻게 약물을 효율적이면서도 안전하게 전달할지에 초점을 맞춰 플랫폼 연구 및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 USA 2023’에서 만난 우버 숀백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사진)는 신약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숀백 CSO는 화이자의 글로벌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과학혁신팀을 이끌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부사장 등을 거치며 20년간 신약 개발을 해왔다.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이자는 지난 3월 항체약물접합체(ADC) 선두기업 시젠을 56조원에 인수했다. ADC는 약물을 암세포에 정확히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항암제 개발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숀백 CSO는 “ADC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확장성 모두 약물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시젠은 항체, 약물(페이로드), 링커 세 분야 모두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치료제와 신약 후보물질들이 세상에 나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을 부작용 없이 전달하는 것”이라며 “최근 주목받는 R&D 트렌드가 특정 모댈리티(치료 수단)보다 플랫폼인 이유”라고 말했다.

숀백 CSO는 mRNA 백신이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분야라고 했다. 그는 “감염질환이나 호흡기질환에서는 mRNA 백신이 계속해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mRNA는 백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화이자는 mRNA, 지질나노입자(LNP) 전담팀을 구성해 백신뿐 아니라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숀백 CSO는 “(mRNA는)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최근에는 유전자 편집 연구도 추가시켰는데 수개월 내에 관련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바이오산업과 관련해서는 “최근 10년간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과학자들의 실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훌륭했지만 그걸 실제 약 생산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눈에 띄게 강해졌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5~10년 전만 해도 신약 개발 속도가 느린 회사 중 하나였지만 R&D 혁신을 통해 세계 최대 제약사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이자는 먹는 비만약(다누글리프론)도 개발 중이다. 현재 나온 비만 치료제는 모두 주사제다. 숀백 CSO는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흥미로운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연내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스턴=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