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베타바이오닉스의 착용형(웨어러블) 자동 인슐린 주입기(펌프) 및 투약 결정 소프트웨어를 승인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제품은 6세 이상의 1형 당뇨 환자의 당뇨병 관리에 대해 ‘510(K)’ 허가를 받았다. 510(k)는 미국에서 기존에 출시된 의료기기와 거의 동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제도다. 510(k) 허가를 받으면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

두 제품은 기존에 FDA에서 승인받은 연속 혈당측정기(iCGM)인 덱스컴의 ‘G6’와 호환돼 ‘아이렛 바이오닉 팬크리어스’(이하 아이렛)를 구성한다. 인슐린 투여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체중 및 대략적인 탄수화물 추정치만 입력하면 된다는 점이 기존 제품들과의 차이다.

제프 셔렌 FDA 기기및방사선건강센터 소장은 “이번 승인은 1형 당뇨병 관리를 위한 추가 대안과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FDA는 일상에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건강 및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장치의 혁신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1형 당뇨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발생한다. 1형 당뇨 환자는 혈당 수치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확인하고 고혈당을 막기 위해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또 섭취할 탄수화물의 양을 기반으로 필요한 인슐린을 계산하고 식사 전에 투여해야 한다.

일상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인슐린을 베이잘 인슐린(basal insulin), 식사로 인해 추가로 필요한 인슐린을 볼루스 인슐린(bolus insuline)이라고 한다.

기존의 인슐린 자동주입기는 연속혈당측정기(CGM)로 감지된 포도당 값을 기반으로 베이잘 인슐린을 자동으로 투여한다. 하지만 볼루스 인슐린은 필요한 양을 사용자가 계산하고 입력해야 했다.

메드트로닉의 ‘미니메드780G’는 자동으로 볼루스 인슐린을 제공하는 최초의 제품으로 지난달 FDA 승인을 받았다. 미니메드780G는 체중, 인슐린 대비 탄수화물 비율(insulin carb ratios), 활성 인슐린 시간(Active insulin time) 등을 사전에 사용자가 설정해야 했다.

인슐린 대비 탄수화물 비율은 섭취한 탄수화물에 대해 필요한 인슐린의 양이다. 개인마다 수치가 다르다. 활성 인슐린 시간은 볼루스 인슐린의 체내 지속 시간이다. 볼루스 인슐린을 투여하는 시점에 앞서 투여한 볼루스 인슐린이 남아있는지를 알기 위해 필요하다.

아이렛은 체중 입력과 식사 시 ‘적음’ ‘중간’ ‘많음’으로 구분된 탄수화물 추정치만 입력하면 된다. iCGM에 의해 측정된 혈당 수치와 고유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적정한 볼루스 인슐린 양을 결정하고 투여한다.

한편 국내 기업인 이오플로우는 웨어러블 인슐린펌프 ‘이오패치’에 대한 품목허가를 지난해 12월 FDA에 신청했다. 이오패치는 베이잘 인슐린을 주입하는 과정을 자동화했다. 볼루스 인슐린은 사용자가 수동으로 주입해야 한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5월 22일 10시 15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