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클라우드 집중공략…팬덤 구축해 아마존에 도전"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영역에 도전하겠다.”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임 대표 내정자(사진)는 1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기업인 개인 등 불특정 다수에 데이터 저장공간과 인프라를 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내정자는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1년 적자 전환 후 실적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엔 영업손실이 1406억원까지 불었다. 전년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500억원가량 늘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하던 투지 유치도 실패했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지난 12일 사임하게 된 배경이다.

이 내정자는 “세계적으로 챗GPT 열풍이 불면서 결국은 인공지능(AI)의 근간이 되는 클라우드 리소스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기업용 클라우드와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덩치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클라우드 전환율은 20~30% 수준이어서 사업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1년 ‘카카오i클라우드’란 브랜드로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업 클라우드 시장에서 카카오i클라우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에 비해 점유율, 공급 계약률 등이 떨어졌다.

이 내정자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로는 기업 시장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던 게 사실”이라며 “게임과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카카오 계열사 및 관계사의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시장은 개발자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카카오 팬덤’을 구축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외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개편도 준비 중이다. 이 내정자는 “사업 철수나 매각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게 없다”며 “구조조정보다는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 개편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