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충북 청주시 1공장에서 CMO 수주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솔 기자
현덕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충북 청주시 1공장에서 CMO 수주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솔 기자
“올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주가 잇따르면서 6000L 규모 1공장을 완전가동한다는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설비 등을 유연하게 맞출 수 있는 데다 원가 경쟁력이 높아 다른 동종 기업과 차별화 전략을 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덕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최근 방문한 충북 오송 공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와 함께 둘러본 이 회사 공장은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최근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로부터 5억원 규모 바이오의약품 CMO를 수주하는 등 상업화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현 대표 일정은 예비 고객사와의 미팅 등으로 꽉 차 있었다. 그는 “이번 수주는 다른 바이오 회사와의 수주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항체·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 주력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연면적 5만㎡ 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시설은 1·2공장이 있는 1캠퍼스와 3·4공장이 있는 2캠퍼스로 나뉘어 있다. 생산능력은 1공장 6000L, 2공장 2만8000L, 3공장 8만8000L, 4공장 3만2000L 등 15만4000L다. 1공장은 지난해 3월 유럽의약품생산시설 인증(EU GMP)을 받았다. 올해 하반기 미국 시설 인증(cGMP)을 받는 게 목표다.

현 대표는 나머지 공장도 글로벌 인증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공장, 2공장, 4공장 순으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아 2025년 모든 공장을 최대한 가동하는 게 목표”라며 “규모가 가장 큰 3공장은 대규모 수주 가능성을 열어 두고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현 대표가 올해 1공장 완전가동을 자신하는 것은 운영시스템상 명확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1~4공장은 각각 2000L 규모 바이오리액터(bioreactor)로 구성됐다. 1~3공장 바이오리액터는 모두 싱글유즈 시스템을 적용했다. 싱글유즈는 일회용 백을 넣고 활용이 끝난 뒤엔 비닐백을 버리는 방식이다. 4공장은 활용한 뒤 추가 세척 등의 과정이 필요한 스테인리스와 싱글유즈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구성했다. 현 대표는 “싱글유즈는 기존 CMO 시설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며 “신속한 생산설비 설계 변경이 가능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1~4공장을 활용해 소량부터 대량까지 고객의 생산 요구에 맞출 수 있다고 현 대표는 설명했다. 대량 생산에 주력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경쟁사와는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싱글유즈 시스템을 활용하면 오염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데다 화학물질, 물, 에너지 소비를 절감해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현 대표는 “GMP 인증 CMO들은 소량 생산을 받지 않는 곳이 많다”며 “반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아무리 생산량이 소량이라도 고객의 니즈에 맞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주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대규모 투자 유치도 마쳤다. 올해 3월 싱가포르 옥타바 펀드를 대상으로 발행한 455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납입이 끝났다. 표면 이자율 0%, 만기 이자율 4.12%다. 금리 인상 여파로 CB 표면 이자율 0%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 대표는 “옥타바 외에 국내 다른 기관투자가가 CB 투자자 후보에 올랐지만 옥타바가 표면이자율 0%를 제시해 투자자로 선정된 것”이라고 했다. 옥타바가 회사의 가능성이 높은 점수를 줬다는 취지다. 그는 “CMO 원부자재 구입에 필요한 자금 유치도 마쳤다”며 “상반기 신규 계약을 따내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