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사진)이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신약 개발 성과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원료의약품 자급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노 회장은 29일 “5년 내 세계 6대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을 위해 총리실 산하 디지털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설치 속도를 높여달라”며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과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정책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본부장,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그는 지난 1일 취임했다.노 회장은 앞서 정부가 발표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전 정부에서도 비슷한 육성책이 있었기 때문에 실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연구, 복지부는 임상 중개연구,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화에 중점을 두면서 (산업 육성 정책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며 “총리실, 대통령실에서 전체 그림을 그리고 조정하는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했다.정부 R&D 자금 지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신약 개발 자금을 쪼개서 지원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짧게 보면 10년 1조원, 길게 보면 15년 2조원이 필요한데 R&D 지원을 하면서 단기 성과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14년 31.8%에서 2021년 24.4%로 하락하고 있다. 중국 인도 등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의약품 주권을 위협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노 회장은 “국산 원료를 활용한 의약품 약가 우대 기간을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코오롱그룹의 제약부문 관계사인 코오롱제약이 플랫바이오와 합병한다. 의약품 유통역량을 활용해 신약 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게 목표다.코오롱제약과 플랫바이오는 플랫바이오 주식 1주당 코오롱제약 주식 2.38주를 산정해 주식교환방식으로 합병한다고 29일 밝혔다. 1958년 설립된 코오롱제약은 호흡기, 피부과, 정형외과 영역에서 개량신약과 제네릭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플랫바이오는 2018년 창업한 바이오회사로 췌장암 난소암 등의 특이표적 60여 개를 발굴해 항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두 회사의 합병 예정일은 오는 6월 1일이다. 전재광 코오롱제약 대표와 김선진 플랫바이오 대표는 합병 후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제약사업부문을, 김 대표는 신약개발부문을 맡는다.업체 관계자는 “바이오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은 시기에 유망 바이오기업과 대기업 계열사, 바이오기업과 전통 제약사가 손잡고 국내에 신약 개발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합병 후 코오롱제약은 중국에 진출하는 등 항암 신약 개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할 계획이다. 상장 추진도 검토할 계획이다. 탄탄한 자본력을 확보한 플랫바이오는 기존 항암 신약 개발 플랫폼을 기반 삼아 상업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췌장암 난소암 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2025년께 기술이전(LO)하는 게 목표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상상인증권은 29일 부광약품에 대해 자회사의 신약 개발 일정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주가 상승동력(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19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2억원이었다. 2022년 3월에 최대 주주가 OCI로 변경됐다. 현재 최대 주주 지분은 10.9%다. 지분 9.9%를 보유한 기존 최대 주주와 공동경영하고 있다. 영업실적 측면에서는 사노피의 아프로벨 제품군 등 전문의약품(ETC) 공동판매(코프로모션) 매출을 추가하는 등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슈머 부문에서는 일반의약품(OTC)과 치약 시린메드 브랜드 광고를 강화하고,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도 키울 계획이다. 중단기적으로는 일본 스미토모파마에서 기술이전한 조현병치료제 ‘루라시돈’의 매출을 기대했다. 올해 허가를 받아 2024년 하반기께 매출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2000억원 규모의 국내시장에서 300억~4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회사의 핵심 가치는 자회사를 통한 신약 개발에 있다고 판단했다.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개발 중인 이상운동증(LID) 개선제 ‘JM-010’가 가장 핵심 후보물질이다.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의 지분 71.23%를 보유하고 있다. 콘테라파마는 2019년 7월 시리즈A 투자로 30억원을 유치했고, 2020년 시리즈B로 352억원을 유치했다. JM-010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에서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에 임상 사이트 9개를 추가했다. 188명을 대상으로 미국 2상도 진행 중이다. 2상은 중간결과 발표 없이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 연구원은 “유럽 임상 결과는 내년, 미국 임상 결과는 2025년 전후로 발표될 것”이라며 “올해 콘테라파마는 국내 기업공개(IPO)를 위해 기술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규어 테라퓨틱스를 통해선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재규어는 싱가포르 항암제 전문제약사 아슬란과의 합작기업(JV)이다. 아슬란으로부터 아릴탄화수소수용체(AhR) 길항제 관련 기술 모두를 이전받아 전 세계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출했고, 올해 전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의 개량신약인 ‘SOL-804’는 100% 자회사인 다이나세라퓨틱스를 통해 개발하고 있다. 덴마크 솔루랄파마에서 전 세계 판권을 인수해 용량 결정용 국내 1상을 마쳤다. 이달 허가용 1상을 승인받았다. 개량신약이기 때문에 1상 후 출시가 가능하다.하 연구원은 “SOL-804은 약물전달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음식물에 영향이 없고, 용량 및 부작용 감소할 것”이라며 “향후 임상 결과에 따라 해외 기술이전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가용 1상 후 품목허가를 받은 후에는 부작용 감소와 스테로이드 처방을 안 받아도 되는 적응증에 대한 허가를 위해 3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핵심 신약 후보물질인 이상운동개선제 등의 임상 중간결과가 올해 말부터 내년에 발표될 예정”이라며 “올해는 조현병 신약 루라시돈의 국내 승인 여부, 콘테라파마의 IPO 일정 등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했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