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제약·헬스케어 독립법인인 CJ 바이오사이언스가 장 속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대거 확보했다. 후보물질 인수 대상 기업은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영국 4D파마다.

CJ 바이오사이언스는 4D파마로부터 신약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에 인수한 신약후보물질은 9개다. 암·소화기질환·뇌질환·면역질환 등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다. CJ 바이오사이언스는 4D파마의 진단 및 신약후보 발굴 기술 플랫폼 2건을 포함해 특허 등 지식재산권까지 모두 인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금액은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CJ 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정보학)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발굴 기술인 이지엠 플랫폼(Ez-Mx Platform)을 보유하고 있다. 4D파마의 후보물질과 플랫폼을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보물질별로 상세 데이터 등을 분석한 뒤 연구개발(R&D)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다. CJ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면역항암제 'CJRB-101'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이를 포함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중심으로 임상 우선순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업체 관계자는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올해 진행을 앞둔 기존 파이프라인의 FDA 임상 외에 후속 연구를 통해 신약후보를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웰니스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월 출범했다. 2025년까지 후보물질 10건 확보, 기술수출 2건을 달성해 '글로벌 1위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시장은 2030년 1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4D파마는 마이크로바이옴 생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영국 회사다. 미국 머크(MSD)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이 회사의 후보물질인 'MRx0518'을 병용 투여하는 고형암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요로상피세포암 환자에게 이 물질을 독일 머크·화이자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와 병용투여하는 임상도 진행 중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