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컬럼비아대 홈페이지
출처=컬럼비아대 홈페이지
고령 운전자의 운전 패턴을 인공지능(AI) 분석하면 경도인지장애, 치매 등의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운전 기록이 치매를 판가름하는 '디지털 마커'로 활용된 것이다.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회전하는 횟수와 급제동 건수는 치매 예측의 주요한 변수로 꼽혔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 메일맨공중보건대학원 교수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의료인공지능(Journal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Medicine)에 치매 예측을 위한 알고리즘 개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에는 컬럼비아 공대와 의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만 65~79세 운전자 중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는 2977명을 선정해 2015년 8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연구를 시행했다. 이들의 차량에 기록장치를 달아 최대 44개월 동안 운전자의 운전 궤적 등을 수집했다. 이를 31건의 시계열 운전 변수로 바뀌 AI가 분석하도록 했다.

이들이 연구하는 동안 36명의 환자가 경도 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 8명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고 17명은 상세불명 치매 진단을 받았다.

디지털 마커를 활용한 연구에서 운전 데이터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예측 정확도가 96%로 나타났다. 기존 예측모델보다 정확도가 6~10% 높았다. 주요한 치매 예측 지표로는 좌회전 대비 우회전 비율, 급제동 횟수 등이 꼽혔다.

연구책임자인 쑤언 디 교수는 "좌회전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운전자들은 좌회전을 덜하고 우회전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미국 고령층의 85%가 운전 면허 소지자다. 차량을 안전하게 운전하려면 필수 인지기능, 신체 기능 등이 유지돼야 한다. 연구진은 차량운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면 질환이 발전하기 전에 치료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26일 18시 22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