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가 만성 손습진 환자를 위한 바르는 JAK억제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판 중인 바르는 JAK 억제제는 인사이트에서 개발한 아토피피부염과 백반증 치료제 옵젤주라(성분명 룩솔리티닙) 뿐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레오파마는 최근 중등도와 중증 만성 손습진(CHE)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델고시티닙 연고의 두 번째 임상 3상 톱라인을 공개했다.

레오파마는 바르는 JAK억제제인 델고시티닙을 활용해 두 건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임상(DELTA 1)에서 약효를 확인한 데 이어 두 번째 임상시험(DELTA 2)에도 성공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CHE 환자가 16주간 하루 두번 연고 제형의 가짜약과 델고시티닙을 바른 뒤 효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6주간 치료를 받은 뒤 IGA(Investigator’s Global Assessment) 점수 변화가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확인해 1차 평가지표로 삼았다.

만성 손습진 IGA 점수가 0점(깨끗함)이나 1점(병변이 거의 남지 않거나 거의 깨끗함)에 도달한 것을 치료 성공으로 판단했다. 2점(순함), 3점(보통), 4점(심함)까지 구성된 이 점수에서 두 단계 이상 개선돼야 한다. 가려움과 통증을 줄여주는 정도를 확인한 2차 지표에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만성손습진은 습진 증상이 3개월 넘게 지속되거나 1년에 두번 이상 습진이 재발하는 환자를 말한다. 습진은 손 관련 피부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인구의 6% 정도가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오파마는 두 건의 임상 3상시험에서 약효를 확인한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장기 효과를 확인하는 추가 임상시험(DELTA 3)도 시행할 방침이다. 요르그 뮐러 레오파마 부사장(글로벌 R&D책임자)은 "델고시티닙을 혁신적인 국소치료제로 출시하기 위한 단계에 한걸음 다가갔다"고 했다.

레오파마가 바르는 JAK 억제제 출시에 한발 다가서면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1년 인사이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첫 바르는 JAK억제제인 옵젤루라 시판 허가를 받았다. 기존 스테로이드연고 등을 쓸 수 없거나 1차 치료에 실패한 만 12세 이상 경증 및 중등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옵젤루라 매출은 3800만달러다. 2분기 17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에선 올해 매출 증가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사이트는 지난해 7월 FDA로부터 백반증 환자 치료에도 이 약을 쓸 수 있도록 승인 받았다.

델고시티닙은 레오파마가 2014년 일본 재팬타바코로부터 도입한 약이다.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 및 상업권을 레오파마가 보유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17일 15시55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