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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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8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를 추진했지만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수수료 문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선 애플페이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이날 "애플페이를 한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다음에 공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부터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과 다양한 관측이 나왔지만 애플이 애플페이의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애플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현대카드와 함께 애플페이 서비스를 먼저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은 아이폰을 보유한 현대카드 고객들이 NFC 단말기를 갖춘 일부 매장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후 다양한 카드사에서도 애플페이 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서비스에 대한 배타적 서비스 사용권을 포기했다.

애플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1위 서비스인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달리 NFC 기술이 있어야만 결제가 가능하다. 앞서 애플이 수년 전부터 일부 카드사와 함께 국내 시장에 애플페이를 도입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이유다. NFC 단말기 설치와 관련된 비용 부담, 애플이 업체에 요구하는 별도의 수수료 정책 등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삼성페이는 NFC뿐만 아니라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도 함께 지원한다. MST는 카드 마그네틱을 통해 정보를 전송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국내 대부분의 점포에서는 MST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서비스를 개시하더라도 당분간 사용처는 편의점과 백화점 등에 한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애플페이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끼칠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구매 때 제조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지원 여부가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애플페이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에선 삼성페이가 효용성이 더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애플페이를 이용하기 위해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탈 이유는 없다는 논리다. 애플페이는 결제 서비스만 가능하지만 삼성페이는 교통카드와 모바일면허 서비스, 도어록 오픈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페이가 도입된 초반, 시장의 많은 관심이 쏠릴 수는 있으나 실제로 애플페이로 인해 기기를 변경하는 사람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애플페이가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의 오랜 염원이었다는 점에서도 충성 고객들의 '록인(Lock-in)' 효과를 증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