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빅테크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초거대 AI’로 글과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초거대 AI(인공지능)가 인간의 ‘창작 프로세스’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메일 대신 쓰고 이미지 자동생성…MS·구글·네이버 등 '초거대 AI' 전쟁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AI 챗봇 ‘챗GPT’를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에 추가할 예정이다. 애저에 챗GPT를 적용하면 클라우드상에서 구동되는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자동으로 텍스트를 만들어주는 등의 역할을 한다.

오픈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피터 틸 클래리엄캐피털 사장 등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 AI 개발을 목표로 설립한 비영리 회사다. 텍스트를 생성하는 AI ‘GPT’와 텍스트를 입력해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달리’ 등의 모델을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오픈AI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했다. 이후 자사 서비스와 오픈AI의 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2조원)를 추가 투자하면서 최대주주가 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290억달러(약 35조원)로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는 물론 자사 검색엔진 ‘빙’에도 챗GPT를 접목할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를 검색에 활용하면 검색어와 연관도가 높은 웹페이지를 나열해주는 기존 검색과 달리 이용자가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경쟁사인 구글은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 경보를 내린 상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오픈AI의 AI 서비스 ‘챗GPT’가 구글의 검색 사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대책을 찾을 것을 요구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구글은 작년 12월 기준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84%(데스크톱 PC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빙은 8.9%로 구글의 10분의 1 수준이다.

구글도 지난해 5월 챗봇 람다(LaMDA)를 공개하는 등 초거대 AI 상용화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엔 람다를 활용해 소설 창작 프로젝트 ‘워드크래프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람다는 구글의 한 AI 엔지니어가 “사람과 같은 지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개발이 한창이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는 광고 문구 생성부터 번역 등 네이버 서비스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는 언어 모델 KoGPT를 이용해 시를 쓰는 AI ‘시아’를 내놨다. LG그룹도 초거대 AI ‘엑사원’을 만들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 중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