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최근 주가 추이
제넥신 최근 주가 추이
제넥신이 전일 대비 15.36% 급등한 1만6900원으로 12일 장을 마쳤다. 12일 하루 동안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데다 지난 9일 발표한 긍정적인 임상 2상 결과도 주가 상승에 일부 반영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1일 제넥신은 공매도로 몸살을 앓았다. 공매도 수량은 17만2972주로 이날 코스닥 시장 공매도 거래량 2위를 차지했다. 공매도 전체 거래대금은 25억5233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제넥신 관계자는 “12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으로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 영향이 가장 커 보인다”며 “최근 공개한 자궁경부암 후보물질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도 이전까지 줄곧 주가가 하락하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힘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넥신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암 치료 DNA백신 GX-188E 임상 2상 추가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표준 요법(SOC) 대비 개선된 효능을 보였다.

이날 공개한 임상 결과는 지난해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한 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 대상 키트루다(미국 머크)· GX-188E 병용투여 임상 2상 결과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유효성 평가군 60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은 35%로 ESMO에서 발표한 31.7% 보다 상향됐다. 또한 21%에게서 부분관해(PR) 또는 완전관해(CR)가 관찰됐다.

PD-L1 발현율을 바이오마커로 구분해 분석한 반응률도 공개했다. 키트루다가 잘 듣지 않는 PD-L1 음성환자에게서 ORR 29%를 보였다. 키트루다가 잘 듣는 PD-L1 양성환자의 반응률은 39%였다.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6.7개월이었다.

키트루다 단독 대비 효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미국 머크가 수행한 키트루다 단독 임상(KEYNOTE-158)에서 PD-L1 양성 자궁경부암 환자의 ORR은 14.3%였다. 제넥신 관계자는 “같은 재발성/전이성 말기 자궁경부암환자를 대상으로 확인한 키트루다 단독 효과 대비 GX-188E 병용투여 결과가 월등히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GX-188E 경쟁현황 및 시장성은?

제넥신은 기존 치료법 대비 키트루다와 GX-188E의 병용요법의 효능이 우수해 임상 결과를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가속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의료현장에서 쓰이는 표준요법으로는 키트루다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티브닥이 있다. 티브닥은 2021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승인을 받았으나 아직 국내에선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티브닥 가속승인의 근거가된 임상 2상에서 ORR은 24%였다.

키트루다와 아바스틴, 파클리탁셀, 시스플라틴(또는 카보플라틴)을 병용하는 면역항암제+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은 효능은 높지만 안전성 문제가 있다.

임상 3상(KEYNOTE-826) 결과에 따르면 ORR이 65.9%였으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는 24.4개월이었다. ORR과 mOS 모두 제넥신의 키트루다+GX-188E 병용요법을 앞섰다. 단, 3등급 이상 치료관련 부작용(TRAE) 68.4%를 보고해 안전성에서 약점을 보였다. 제넥신의 키트루다+GX-188E 병용요법은 TRAE 3등급 4.6%, 4등급 1.5%만을 보고했다.

임상 중인 치료법으로는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임상1/2상 ‘CheckMate 358’ 중 고용량 코호트(옵디보 3㎎+여보이 1㎎)에서 ORR 35%를 보였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안전성이 약점으로 꼽힌다. 3~4등급 TRAE가 46%로 보고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치료제로 승인받은 이중항체 면역관문억제제 '카도닐리맙(항 PD-1/ 항 CTLA-4)'도 경쟁약물로 볼 수 있다. 임상 2상에서 ORR 33%였으며, PD-L1 양성 환자에서의 반응을 추려보면 ORR이 43%로 높아진다. 3등급 이상 TRAE는 27%가 보고됐다. 옵디보+여보이나 카도닐리맙 모두 키트루다+GX-188E 대비 내약성은 약점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효능면에선 경쟁약물이 우위에 있지만 안전성 면에선 제넥신의 GX-188E이 상당한 강점을 보인다”며 “우수한 내약성은 병용요법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특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쟁자는 치료제가 아닌 가다실과 같은 자궁경부암 백신이다. 선진국일수록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률이 높아 자궁경부암 환자 수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백신 접종률이 높을수록 시장 크기도 작아진다는 뜻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이 점을 고려해 미국 대신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높은 아시아 또는 남미 지역 등에서 임상 3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치료제 시장은 2030년 6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