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충정로 본사 / 사진 제공=종근당
종근당 충정로 본사 / 사진 제공=종근당
이스라엘 캔파이트바이오파마가 '나모데노손' 간세포암(HCC)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중간결과를 확보했다. 나모데노손의 국내 판권은 종근당이 독점 보유하고 있다.

캔파이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나모데노손 HCC 임상 3상에서 진행성 중증 간경변(Child Pugh B7·CPB7) 동반 HCC 환자가 치료 후 6년 간 암이 없는 상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포함한 상세 중간결과를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연계 행사인 바이오텍 쇼케이스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내달 뉴욕에서 열리는 '바이오CEO 및 투자 콘퍼런스'에서도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3상은 이중 맹검,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목표 환자 수는 HCC 또는 CPB7 진단을 받은 환자 450명이다. CPB는 A와 B, C로 나뉜다. 5~6점은 A등급, 7~9점은 B, 10점 이상은 C등급이다. 점수가 높을 수록 증상이 심하다. 환자는 나모데노손 25mg 또는 위약을 매일 2회 먹는(경구) 방식으로 투여받는다. 1차 평가지표는 전체생존율(OS)이다.

회사는 이번 3상이 CPB7 환자를 등록한 몇 안 되는 임상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캔파이트 측은 "CPB 중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예상 반응률이 낮아 임상에서 제외돼왔다"며 "2020년 7월 기준 세계 110개의 HCC 2상 또는 3상 중 CBP7 환자가 포함된 건 이번 임상 외 단 2건 뿐"이라고 했다.

캔파이트가 3상에 CPB7 환자를 포함한 건 이전 2상에서 치료 효과를 봐서다. 2상에서 치료 후 1년 생존율의 p값은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치료군 32%, 위약군 14%(p=0.058)로 0.05를 약간 넘었다. 통상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는 p값이 0.05 미만이어야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CPB7 환자로 모집단을 좁히자 1년 생존율이 치료군 44%, 위약군은 18%로 나타나 p값이 0.028로 크게 줄었다.

캔파이트는 나모데노손을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 중 CPB7를 포함해 간경변 동반 HCC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에 따르면 매년 HCC로 인한 사망자는 세계적으로 70만여명에 달한다. HCC는 생존율이 낮고 악화 속도가 빨라 공격적인 질환으로 인식된다.

나모데노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또 FDA로부터 HCC 치료를 위해 신속심사(패스트트랙) 지위를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루마니아가 나모데노손을 HCC 치료에 동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피니나 피시맨 캔파이트 최고경영자(CEO)는 "CPB7로 정의되는 진행성 간질환 환자를 위한 치료법이 절실하다"며 "이들은 선택권이 거의 없고 이들을 연구에 허용할 제약사도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다가오는 행사에서 환자들이 어떻게 치료되는지 보여주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캔파이트는 나모데노손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작년 1월 2b상 첫 환자를 모집한 후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나모데노손의 3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는 기업은 종근당이다. 종근당은 2016년 나모데노손 완제의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했다. HCC 및 NASH 치료제 모두 판매할 수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