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그나파마시는 내년 처방집(formularies) 선호 제품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추가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시그나파마시는 미국 민간 생명보험사 시그나의 자회사다.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다.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의약품 보험 적용 여부, 약가 및 환자 부담비율 등을 협상한다.

애브비의 휴미라는 류머티즘관절염 크론병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2002년 류머티즘관절염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후 적응증을 추가하고 판매 지역을 확장해왔다. 작년 휴미라 매출은 약 207억달러(약 27조원)을 기록했다. 세계 1위 매출의 의약품이다.

시그나의 건강서비스 자회사인 에버노스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등을 포함한 특수의약품(specialty drugs)의 연간 치료비용은 환자당 약 3만8000달러다. 비(非)특수의약품의 75배에 달한다. 특수의약품은 미국에서 인구의 2%만 사용하지만 전체 의약품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미국에서 다수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휴미라 치료를 받는 미국인들이 더욱 경제적인 대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시그나파마시는 이번 결정으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처방 선호 순위를 휴미라와 동등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캐시 웡 시그나파마시 최고약국책임자는 "시그나 처방집에서 휴미라와 동등한 위치에 바이오시밀러를 배치해 의사와 환자가 치료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도록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유나이티드헬스의 PBM인 옵텀알엑스가 처방집에 최대 3개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내년 1월 암젠의 ‘암제비타’를 시작으로 총 10개가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출시 시기는 규제기관 승인 및 휴미라 주요 특허 만료일, 애브비와의 특허 협상에 따라 달라진다.

휴미라의 미국 물질 특허는 2016년에 만료됐지만 조성물과 제형 등에 대한 몇몇 특허 기한이 남아 있다. 이에 대해 애브비와 합의한 조건에 따라 각각의 바이오시밀러가 다른 시기에 출시되는 것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내년 7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8년 7월 휴미라의 저농도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지난 8월에는 고농도 제품이 허가됐다. 셀트리온의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연내 FDA 승인이 예상된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