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진은 유럽에서 ‘브루킨사’(성분명 자누브루티닙)의 적응증이 치료 경험이 없거나 재발한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으로 확장됐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럽위원회(EC)는 두 건의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브루킨사의 적응증 확장을 승인했다. 기존에는 희귀 혈액암인 발렌스트롬마크로글로브린혈증(WM) 및 불응성 변연부림프종(MZL) 치료제로 유럽에서 승인됐다.

치료 경험이 없거나 재발한 CL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브루킨사는 객관적반응률(ORR) 80.4%을 기록했다. 대조군인 ‘임부르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의 72.9%보다 높았다. 치료 경험이 없는 CL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또다른 임상 3상에서는 ‘벤다무스틴’ 및 ‘리툭시맙’ 병용요법 대비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클레멘스 웬트너 독일 뮌헨대병원 교수는 “브루킨사는 기존 BTK저해제에 비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입증하고, 장기 치료 시 우수한 내약성을 확인했다”며 “흔한 유형의 혈액암인 CLL 환자에 치료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킨사는 브루톤스키나제(BTK)를 저해하는 물질이다. BTK는 비정상적인 B세포 수용체의 활성화로 인한 혈액암에서 중추적인 신호전달 역할을 한다.

1세대 BTK 저해제인 얀센의 임브루비카는 혈액암의 한 종류인 외투세포림프종(MCL) 치료제로 2013년 미국에서 처음 승인됐다. 현재 CLL WM MZL 소림프구성림프종(SLL) 등 5개의 혈액암과 만성 이식편대숙주병(cGVHD)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국내 기업들도 차세대 BTK저해제로 혈액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FLT3'과 BTK를 다중 저해하는 ’룩셉티닙‘을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지난 9월 생체이용률을 18배 향상시킨 새로운 제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미국 협력사인 앱토즈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로운 제제를 적용한 미국 임상 1상에서 첫 환자 투약을 마쳤다고 했다.

메디톡스는 작년 11월 혈액암 치료용 BTK저해제 개발 과제가 대해 국가신약개발재단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24개월 간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다. ‘C481S’ 유전자 변이로 인한 임브루비카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저분자 합성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