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KT의 성장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구현모 KT 대표가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KT의 성장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KT는 올해 민영화 20주년을 맞아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DIGICO)’ 전환을 추진 중이다.

2020년 KT는 차별화된 네트워크와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의 삶은 물론 다른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국내 통신과 소비자 대상(B2C) 중심이던 운동장을 디지코 신사업과 기업 간 거래(B2B), 글로벌 등으로 넓힌다는 포부다.

KT는 ‘KT 엔터프라이즈’라는 B2B 사업 전용 브랜드를 공개하며 B2B 디지털전환(DX)을 본격 지원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GPU 인프라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제공하는 등 기업의 DX 파트너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 포트폴리오도 재편했다. 지난해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다. 내년까지 1000개의 원천 지식재산권(IP), 100개 이상의 드라마 IP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는 올해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역대급 흥행으로 이어졌다.

구현모 대표
구현모 대표
KT의 디지코 전환 전략은 올해 들어 구체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12조5899억원으로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민영화 20주년을 맞아 구현모 KT 대표는 네 가지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 통신기업(텔코)을 기반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 역량을 더해 디지털 산업에 맞는 인프라를 갖추고 더 나아가 컨설팅, 교육, 마케팅까지 제공하는 ‘DX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고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디지털 시대에는 AI, 로봇, 물류, 콘텐츠 등 다양한 생태계가 연결되는 구조로, 생태계 활성화와 협력이 중요하다. KT는 AI 원팀, 클라우드 원팀 등을 주도하며 디지털 생태계 확산에 힘쓰고 있다. AI 인재 양성을 위해 AI 인증시험 ‘AICE’도 운영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 통신과 달리 디지코 산업은 대부분 국가가 개화기 시장으로 성장률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KT는 우즈베키스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진출과 태국 3BB TV에 IPTV 플랫폼 수출을 성공한 바 있다. 디지코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해서 해외 전략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1등 파트너사와 협력을 추진함과 동시에 국내 기업과도 동반 진출해 성장 기회를 나눈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디지털 시민의식’을 정립하고 디지털 안전, 소통, 정보 활용의 가치도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시대 역기능을 해소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디지털 시민의식’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활동의 기치로 내세울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