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차세대 이중항체 치료제 개발 플랫폼을 내놨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그치지 않고 위탁개발(CDO) 역량까지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을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이중항체는 몸속에서 질환을 일으키는 단백질 하나에만 작용하는 단일 항체와 달리 두 개의 타깃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항체다. 단일 항체에 비해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의 46%가 단일 항체 의약품이다. 이중항체 비중은 19% 안팎이다. 회사 측은 에스-듀얼 플랫폼 출시를 계기로 이중항체 의약품 생산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스-듀얼 플랫폼을 CDO 사업 확장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CDO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위탁을 받아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최근 이중항체 방식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려는 글로벌 회사들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루츠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세계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34% 성장해 2030년 90억달러(약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중소 바이오텍의 이중항체 개발 시도가 늘고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내세운 에스-듀얼의 강점은 수율이다. 항체 구조에 변형을 가해 원하지 않는 이중항체가 만들어지는 비율을 최소화했다. 순도가 95~99%에 이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스-듀얼 플랫폼 등으로 CDO 사업을 강화하면 자연스레 CMO 매출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기 단계부터 고객사와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진행하는 만큼, 임상 시약은 물론 향후 상업화 제품까지 위탁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커서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자체 이중항체 플랫폼을 통해 CDMO 매출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