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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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주거 환경은 다르지만, 자기 공간을 꾸민다는 점에선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오늘의집’을 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운영사인 버킷플레이스의 이승재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진출 의지를 밝히며 이렇게 강조했다.

해외로 나가는 오늘의집…"예쁘게 꾸민 남의 집 구경, 다른 나라서도 재미있어 할 것"
버킷플레이스는 최근 일본에서 홈 커뮤니티 서비스 ‘오하우스(O!House)’의 시험 서비스를 내놨다. 오늘의집의 일본어 버전이다. 잘 꾸며진 집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온라인 집들이’ 서비스에 가구 판매를 연결하는 오늘의집의 ‘콘텐츠-커머스 모델’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 대표는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세계 곳곳은 이미 상당 부분 이어져 있다”며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몬스테라’라는 식물이 같은 시기 다른 나라에서도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2014년 창업한 오늘의집은 국내 대표적인 라이프 스타일 분야 앱이다. 올 5월 시리즈D(네 번째 기관 투자 단계)에서 23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2조원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한샘(시가총액 1조2700억원)과 현대리바트(2300억원) 등 오프라인 인테리어 1, 2위 업체의 몸값을 합친 것보다 더 높다. 오늘의집 앱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507만 명(6월 기준)으로 한샘이 운영하는 한샘몰(16만 명)의 30배를 넘는다.

국내 시장을 장악한 오늘의집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 시장에서 찾고 있다.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콘텐츠 매니저 채용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예전에 한 외국인 이용자가 오늘의집에 영어로 글을 올린 걸 보고 ‘오늘의집이 다른 나라로 진출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험하면서 열린 방향으로 해외 사업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오늘의집이 유명해진 건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 이용자 중심의 ‘온라인 집들이’가 ‘대박’을 치면서다. 이용자가 개성 있게 꾸민 자신의 집 사진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는 콘텐츠다. 예쁘게 꾸민 집을 자랑하고 싶은 사람과 남의 집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이 동시에 오늘의집으로 몰리며 입소문이 났다. 이 대표는 “처음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의 전문 콘텐츠를 공유하는 실험도 했지만, 가장 많은 사람이 호응한 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어떻게 집을 꾸미고 사는지 볼 수 있는 콘텐츠였다”고 했다.

2016년엔 콘텐츠에 커머스 기능을 도입했다. 온라인 집들이 사진 속 제품을 클릭하면 바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반인의 일상적인 집 소개 콘텐츠는 ‘나도 따라 할 수 있겠다’는 욕구를 자극했다. 이 대표는 “처음 콘텐츠-커머스 모델을 얘기했을 때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증명된 적이 없어 투자자들의 의심이 많았다”며 “지금은 성수기 기준으로 7초에 한 개씩 가구가 팔려 월 매출이 1800억원가량 된다”고 했다.

콘텐츠-커머스 연결 방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 인구가 늘어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오늘의집 매출은 2018년 72억원에서 지난해 기준 1176억원까지 불어났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 앱 4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0년부터는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해 지난해부터 직접 배송에도 나섰다. 시공 중개, 이사 서비스까지 추가하며 몸집을 키웠다. 집수리 업체인 ‘집다’, 싱가포르의 온라인 가구 플랫폼 ‘힙밴’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이 대표는 “과거의 집은 잠만 자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라이프 스타일의 중심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오늘의집은 세계 사람들이 다양한 삶의 취향과 일상을 공유하면서 영감을 주고받는 공간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