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눈독 들인 NXP, 韓 보안벤처에 러브콜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1위 기업인 네덜란드 NXP반도체가 국내 보안 스타트업들과 잇달아 사업 제휴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환경이 급변하자 차량용 반도체 보안 신기술을 선점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1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NXP는 최근 보안 스타트업 시옷과 ‘오토모티브 OTA 보안 솔루션’에 관련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OTA는 차량 내 각종 장비의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기술이다. 과거 내비게이션 등에서 한정적으로 쓰였지만, 최근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하면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전자장치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차량 장비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보안이다. 해킹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다 자칫 차량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NXP의 차량용 센서 칩 레이더프로세서의 차세대 버전에 OTA 보안 기능을 덧붙이기로 했다. 레이더프로세서는 장거리 전방 레이더, 동시 사각지대 감지, 차로 변경 보조 등 차량 주변을 총체적으로 감지하는 칩셋 솔루션이다. 시옷은 여기에 보안 소프트웨어인 시큐어 플래시와 하드웨어 보안 모듈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시옷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등 주요 전기차의 가상엔진음 시스템(AVAS)에도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NXP는 2020년에는 국내 자율주행 보안 스타트업 아우토크립트와 기술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선 차량에 운행 정보를 전달하는 차량·사물통신(V2X) 기술이 중요한데, 마찬가지로 해킹 위협이 따른다. 아우토크립트는 초당 2000회 이상 실시간 통신이 가능한 독자 기술을 가지고 현대차 기아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NXP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선두 주자로 2006년 필립스에서 분사했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로, 시가총액은 약 58조4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대형 인수합병(M&A)을 시사할 때마다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독일 반도체 회사이자 NXP 경쟁사인 인피니온 등과 함께 인수 대상 ‘단골’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NXP 인수를 추진하다가 가격과 반독점 심사를 이유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