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글로벌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이프랜드 영어 버전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주엔 메타버스 글로벌 서비스 기획자 채용에도 들어갔다. 각 나라의 정책·규제, 사용자 특성에 따라 나라별 서비스를 기획하는 게 주요 업무다. 회사 관계자는 “영어 버전은 품질 검증 등을 거친 뒤 출시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프랜드는 지난 6월 기준 누적 이용자가 850만 명으로 추산된다. SK텔레콤은 이를 연내 80여 개국에 진출시키는 게 목표다. 첫 진출 지역은 유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1위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이 SK텔레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서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2018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회동한 뒤 폭넓은 협업을 벌이고 있다. 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합작회사 테크메이커도 운영 중이다. 5월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독일 도이치텔레콤 본사로 가 메타버스 글로벌 사업 공동 추진안을 논의했다. 도이치텔레콤은 미국 3위 통신사업자인 T모바일의 최대 주주로 북미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통신 사업자 동맹을 활용할 계획이다. 각국 통신사는 현지 가입자들의 수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글로벌 서비스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각국의 특성을 반영하는 ‘글로컬리제이션(글로벌+로컬리제이션)’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콘텐츠 수급도 수월해진다. 대다수 통신사가 인터넷TV(IPTV)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지식재산권(IP)·콘텐츠를 발굴하기 쉽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