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규제가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차량에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등을 활용한 광고판을 부착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고, 차량 공유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배달로봇은 인도를 다닐 수 없고, 드론 규제는 주요 국가 중 가장 단단합니다. 안전 사고, 기존 사업 침해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 해외 선진국들이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모빌리티 분야는 많은 스타트업에 '개미지옥'이 되고 있습니다. "합법적 영역에 있다"는 정부의 법 해석에 따라, 또는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정부 방침 따라 사업을 준비했다가 생각지 못한 장벽에 막혀 문을 닫게 된 사례가 적지 않죠. 한경 긱스(Geeks)가 정부 규제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다 꿈을 접어야 했던 두명의 창업자를 만나봤습니다.
디지털 광고 배달통 서비스인 디디박스 운영 당시 모습. 뉴코애드윈드 제공“언제 풀어줄 거냐고 공무원에게 묻고 국회의원실에 찾아가도 아무런 답변이 없습니다. 마치 회사가 망하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회사 이전을 준비 중이다. 본사를 해외로 옮기려는 이유를 묻자 “아무리 기다려도 풀리지 않는 갑갑한 규제 때문”이라고 했다. 뉴코애드윈드는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1호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은 회사다. 장 대표는 “이 사업에 모든 걸 쏟았는데 지금 내게 남은 것은 은행 빚 50억원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장민우 대표 "아파트 담보 잡아 버텼지만…"
장 대표는 2019년 ICT 규제 샌드박스가 처음 시행됐을 때 “정부가 나서서 고속도로를 깔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고 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첨단 신기술·서비스의 시장 출시와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다. 장 대표는 오토바이에 장착하는 배달통을 디지털화한 광고 서비스 ‘디디박스’ 사업을 2020년 2월 시작했다.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 장 대표는 “이 사업에 모든 걸 쏟았는데 지금 내게 남은 것은 은행 빚 50억원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뉴코애드윈드 제공디디박스 앱으로 배달 기사가 음식점 배달 요청 콜을 수락하면 배달통 겉면에서 배달을 요청한 곳의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상 교통수단은 전기사용이나 발광방식의 조명을 이용하는 광고물 부착이 금지돼 있어 규제 샌드박스 서비스로 선정됐다. 2020년 장석영 당시 과기부 2차관은 뉴코애드윈드를 방문해 "디디박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광고 기반 새로운 배달대행 서비스로서 디지털·비대면 산업의 모범사례"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허용 지역과 운행 대수를 잔뜩 제한한 채 허용된 시범 사업은 마치 신산업에 나선 스타트업들을 잡아먹는 ‘개미지옥’ 같았다고 장 대표는 토로했다. 그는 “행정안전부가 처음엔 오토바이 10대만 가지고 하라 했고, 문제를 제기하자 100대까지 늘려줬지만 그 후 추가 허용은 해주지 않았다”며 “오토바이 100대론 수익성을 맞출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조건 완화를 미루는 사이 적자는 쌓여만 갔다. 뉴코애드윈드의 광고 모델에 관심을 나타낸 회사들도 있었지만 운행대수와 지역이 제한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등을 돌렸다. 그는 “정부가 해외 사례가 없다고 해서 해외 사례를 조사해 제출하고 현지 법률까지 제시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그 나라가 한다고 우리도 해야하냐’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행정부 공무원들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제2의 입법기관이자 사법기관이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신산업 분야의 경우 사업 범위 등을 규정하는 법령이 아직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정부가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며 가이드라인이나 시행령을 통해 일종의 사업 지침을 주는데, 이 지침이 사실상 규제가 돼 스타트업의 손발을 꽁꽁 묶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기존 관행에 익숙해진 정부와 지자체 공무원부터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란 얘기다.
장 대표는 "정부에서 6개월 뒤 운행대수와 지역을 넓혀줄 것처럼 얘기해 처음엔 6개월만 버티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벌써 3년째인데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 사이 은행 대출 50억원은 고스란히 장 대표의 빚으로 돌아왔다. "직원 6명의 월급은 신용카드 대출로 주고있다"고 했다. 그는 "최소한 오토바이 몇천대는 돼야지 광고주가 들어오지 현재 허용 기준으론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출고되지 못한 채 쌓여있는 디디박스 상품들. 뉴코애드윈드 제공막다른 골목에 선 그는 결국 두바이로의 본사 이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아파트 담보 잡아서 사업자금으로 집어넣고 보험과 적금까지 다 깨면서 2년 넘게 버텼지만 정부는 아무 의지가 없었다”며 “국회의원부터 중앙부처 공무원까지 스무명 넘게 찾아가 설득하기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장 대표는 본사 이전 국가로 두바이를 선택한 데 대해 "중동 국가들은 오토바이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발광장치를 달아야 한다는 법령이 있어 디디박스를 상용화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안전을 이유로 막고 있는 오토바이 배달통 광고 사업이 중동에서는 안전을 위한 해결책으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박병종 대표 "우버보다 2년 빨랐지만…"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 박 대표는 "콜버스 서비스가 지금까지 유지됐다면 택시대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범준 기자“만약 ‘콜버스’나 ‘타다(타다 베이직)’가 지금까지 계속 운행을 했다면요? 당연히 지금의 ‘택시 대란’은 없었을 겁니다.”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이렇게 단언했다. 박 대표는 같은 방향으로 귀가하는 사람을 모아 한 차량으로 이동하는 ‘콜버스’를 운영하다가 규제에 부딪혀 2년 만에 서비스를 접은 인물이다. 그는 “심야시간 대 운행하는 콜버스가 있었다면 운송 차량 공급이 지금처럼 경직적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복잡한 이해관계와 누더기에 누더기를 더한 규제 때문에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콜버스 사업 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규제의 모든 문제점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2015년 등장한 콜버스는 앱을 통해 야간에 비슷한 방향으로 귀가하는 사람을 모아서 이동하는 일종의 제한적 카풀 서비스였다. 차량 공유 서비스의 원조라 불리는 우버보다 2년 빨랐다. ‘부르면 오는 버스’로 유명해졌지만 승객을 뺏긴다고 생각한 서울시 택시사업자들이 반발하면서 박 대표의 고난이 시작됐다.
그는 "콜버스가 나오니까 서울시 택시조합에서 우릴 단속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택시업계는 신문에 '콜버스는 불법이다'라는 내용의 광고를 냈고 콜버스랩 측은 '허위사실'이라고 맞서면서 갈등이 부각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중재안으로 기존 택시·노선버스 사업자에게만 심야 콜버스 운행 자격을 부여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령'을 발표했다. 택시업계와 노선버스업계가 제공하는 차량만으로 서비스를 진행하라는 뜻이었다.
택시조합은 논의 초기 250개의 차량을 콜버스에 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제공된 것은 17대뿐이었다"고 박 대표는 회고했다. 그는 "1년이 지나고, 2년이 될 때까지 차량 증차가 안됐다. 택시조합에 아무리 늘려달라고 말해봤자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겉으로는 규제를 풀어준 것처럼 보였지만 콜버스가 하려던 사업은 원래부터 아무 규제가 없었던 영역"이라며 "새로운 제약 사항을 만들어버리니 고사해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운행 시간과 지역까지 규제에 막히면서 도저히 수익성을 맞출 수가 없었다고 박 대표는 회상했다. 그는 "택시업계가 반발하자 서울시는 콜버스의 영업시간을 자정부터 5시로 제한하고, 운행 지역도 강남 인근 3개~5곳 구로 묶어버렸다"고 했다. 그는 "수요가 밤 10시~새벽 2시가 피크인데 이렇게 시간을 정해버리니 수지가 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콜버스 운영 당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심야콜버스. 연합뉴스 박 대표는 운행 시간과 지역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 측은 "지역을 확대하려면 신고를 하라"고 했다. 박 대표는 이 역시 실효성이 떨어지는 '그림자 규제'였다고 했다. "우리가 신고서를 제출해도 신고서를 받아주지 않는 방식으로 '신고제'를 사실상 '허가제'처럼 유지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가격도 바꿔보고, 지역도 늘려보고 하면서 수익성을 검증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된 것"이라며 "결국 콜버스는 누더기가 됐고, 이 서비스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콜버스나 타다 베이직 같은 일종의 카풀 서비스가 잘 운영됐다면 최근 서울시의 심야 택시대란 같은 문제도 훨씬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심야 택시대란은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사실 예고된 것이었다. 택시기사들이 코로나19 시기 배달의 민족과 쿠팡 등 플랫폼 배달 기사로 전업하면서 택시 공급이 줄었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타다금지법’은 택시 이외에 운행을 어렵게 해 새로운 형태의 운송 서비스를 막았다. 콜버스를 비롯해 우버엑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쏘카의 타다 모두 규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는 "타다도 콜버스와 똑같은 과정을 거쳐서 결국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법이 만들어졌다"며 "사실 이 법은 타다 보고 무조건 사업하지 말라고 한 것과 비슷하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권 입장은 타다가 카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합법적으로 허용해줬다는 거지만 실제 사업을 하려면 차를 사야하고, 번호판 사야하고, 기여금까지 내야했다"며 "수익성이 전혀 안 나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서 허용해줬다는 게 말이 되나"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모든 걸 다 자유롭게 허용해줘도 성공할 확률이 10% 이하"라며 "당장은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에 맞서려고 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규제 대못' 뽑는다지만…
윤석열 정부가 '규제 개혁'을 연일 강조하면서 스타트업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경기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진행된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토론을 하던 중 “정부와 기업은 거의 한 몸”이라며 규제 개혁을 약속했다. 중요 규제혁신 사안을 결정하는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신설하겠다고도 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최근 "규제가 스타트업의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를 만들고 있다"며 규제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장관은 "창업기업들이 어떤 문제에 맞닥뜨렸는지, (중기부에서) 사업이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는 기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작했다"며 "현재 125건을 접수했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관련 자료를 모두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벤처기업 복수의결권도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복수의결권은 벤처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자에게 보유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현재 국회에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이 겪고있는 '규제 대못'을 뽑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지금은 담당 공무원 입장에선 서비스를 허용했다가 옷 벗어야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규제 완화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규제개혁의 핵심은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관행과 관성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라고 했다.
스타트업이 새롭게 진출하려는 분야에 지금까지 일종의 ‘지대’를 누려온 전문가 단체가 존재할 경우 규제를 푸는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법률 플랫폼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의료정보 서비스를 다루는 강남언니는 대한의사협회, 세무지원 플랫폼인 자비스앤빌런즈는 한국세무사회와 갈등을 겪고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 교수는 “새로운 서비스로 많은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수혜를 받더라도 특정 이익집단이 반발할 경우 이들 단체의 ‘표’를 고려해 정치 영역에서 규제를 만들어내는 측면에 있다”며 “새 정부가 규제완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담은 헌장 수준의 메시지를 내고 여러 이익집단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로봇 헬스케어 스타트업 에이치로보틱스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으로부터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인증을 취득했다고 27일 밝혔다.관련 인증은 ‘소재·부품 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2002년 도입됐다. 생산 제품이 정부가 정한 업종에 해당하고, 총매출액 중 절반 이상이 소재·부품·장비류에 속하는 등 적정 조건이 요구된다. 정부 주관 연구개발(R&D) 사업이나 병역지정업체 신청 등에서 가점이 있다.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금융 지원 혜택도 누릴 수 있다.에이치로보틱스는 2018년 설립됐다.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활 로봇과 원격 재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환자들이 매번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느라 이동 간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손목, 발목 등 관절 재활 기구 ‘리블레스’ 등이 대표적 기기다. 지난해 10월엔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포스코기술투자,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했다.에이치로보틱스 측은 “다양한 산업 경쟁력이 소재·부품·장비에 의해 결정되고 있어 선진국들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며 “인정받은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디지털 플랫폼 기업 KT가 국내 저온 유통망(콜드체인) 전문 물류 기업인 팀프레시에 투자한다고 27일 밝혔다. 콜드체인은 채소·식품 등의 신선도나 약품의 효능을 유지하기 위해 저온으로 배송을 하는 물류망을 뜻한다. KT는 팀프레시에 553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신주·구주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팀프레시 지분 약 11.4%를 취득해 2대주주가 됐다. 1대주주는 설립자인 이성일 대표다. 팀프레시는 마켓컬리 출신 이성일 대표가 독립해 2018년 세운 콜드체인 전문 물류기업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대행해주는 게 주요 사업이다. 주요 고객사는 이베이코리아, 오아시스마켓 등이다. 냉장·냉동 시설을 갖춘 대규모 물류센터와 약 9000대 규모 냉장탑차 등 차량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팀프레시는 새벽배송 시장이 커지면서 설립 3년 만에 지난해 매출 900억원을 돌파했다. 올초 기준 누적 배송 건수는 약 131만건, 누적 거래액은 약 1조원이다. KT는 팀프레시와 협력해 디지털물류 사업을 키울 전망이다. 작년 3월 KT가 약 220억원을 들여 설립한 디지털 물류 전문법인 롤랩을 통해서다. KT는 팀프레시의 강점인 신선식품 배송·물류센터 운영 분야 역량을 활용한다. 팀프레시는 KT의 AI 물류 DX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물류센터 운영과 운송의 효율성을 높인다. 롤랩은 AI 플랫폼을 바탕으로 농수축산물·식품·의약품 배송, 물류 대행·보관 사업 등을 벌이는 게 목표다. 물류 시장의 디지털 전환(DX)을 선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KT는 이날 "KT는 팀프레시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고, 팀프레시는 KT의 물류 자회사 롤랩의 2대주주로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한다"고 했다. 롤랩은 출범 초기부터 팀프레시와 긴밀한 관계다. 롤랩 설립 시점부터 팀프레시가 롤랩에 투자해 2대주주 위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롤랩이 222억4500만원 규모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 작년 9월엔 팀프레시가 22억4500만원을 투자했다. 투자와 함께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가 롤랩 사내이사, 정길종 팀프레시 최고재무관리자(CFO)는 롤랩의 감사로 취임했다. 최강림 KT AI 모빌리티 사업단장(상무)는 “빠르게 변화하는 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팀프레시를 비롯한 물류 전문기업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AI 기반 물류DX 역량을 활용한 성공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그룹 운동 플랫폼 버핏서울(대표 장민우)이 망해 가던 피트니스 센터 3곳을 인수한 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직영 피트니스 운영 역량을 입증하면서 31억 규모의 후속 투자도 유치했다. 연내 4곳의 직영 피트니스 센터를 추가로 열고 가맹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모두가 망한다고 봤던 피트니스 센터 사업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27일 벤처투자(VC)업계에 따르면 버핏서울은 31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후속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누적 투자금은 총 76억원이 이른다.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BA파트너스가 후속 투자를 했고, 컴투스 계열 벤처캐피탈 크릿벤처스와 보광창업투자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크릿벤처스는 지난달 결성한 ‘영프론트원 크릿 메타버스 펀드’를 통해 20억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20~30만원대 그룹 운동 한 곳에 모아놔2017년 설립한 버핏서울은 당초 '버핏그라운드'라는 피트니스 센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시설 사업자와 제휴 형태로 그룹 운동 운영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여기에 가입된 개인회원도 2만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느슨한 제휴 형태로는 고객들의 불만 사항을 그때그때 해결하기 힘들었다.이에 버핏서울은 온라인 솔루션에서 오프라인 피트니스 센터를 직영하는 사업모델로 전환했다. 지난해 도곡, 역삼, 양재 등 강남 3곳의 피트니스 센터를 인수한 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연말까지 광화문, 판교 외에 강남 2곳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대형 피트니스 센터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망해 가던 사업이었다. 버핏서울은 3만원짜리 회원비와 100만원짜리 개인 트레이닝(PT)으로 양극화된 비용 문제에 파고들었다.공진규 버핏서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버핏서울은 20~30만원대 다양한 그룹 운동을 한곳에 모아 놓았다"며 "버핏서울 피트니스뿐만 아니라 AYWA 요가, SHINE 골프 등이 입점해 있어 골라서 운동하는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3.5배 증가했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개인 운동 취향 및 목표에 따른 운동 매칭, 크레딧 기반의 결제, 다양한 챌린지와 커뮤니티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온오프라인 피트니스 플랫폼 구축버핏서울은 오프라인 피트니스 센터 운영에 집중한 뒤 온라인 솔루션 '버핏그라운드'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직영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뒤 가맹점에 버핏서울 프로그램을 이식하기 위해서다.또 온라인 신사업 ‘스마트 로잉머신’도 출시한다. 스마트 로잉머신은 게임 콘텐츠를 탑재한 운동 기기로, 헬스장이 아닌 집에서도 새로운 운동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이번 투자를 주도한 이종혁 크릿벤처스 이사는 “버핏서울은 시설 사업자와 강사, 고객 등 3자를 연결하는 오프라인 피트니스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디바이스 공급을 통해 홈트레이닝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해 성장하려는 비전을 갖고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장민우 버핏서울 대표는 “앞으로 고객의 모든 피트니스 활동 데이터에 보상을 적용해 온오프라인 통합 피트니스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