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이 뜨겁다. 지난달 일라이 일리가 20% 넘는 체중 감소 효과를 발표하며 주목받은 가운데,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도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내놓으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8일(현지시간) 이노벤트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인 ‘마즈두타이드’의 임상 2상 결과, 1차 및 2차 유효성 지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마즈두타이드의 중국 임상 2상은 과체중 또는 비만이 있는 중국 참가자 2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참가자는 무작위로 24주간 각기 다른 용량의 마즈두타이드 혹은 위약을 주 1회 투약했다.

연구진은 24주차 투약을 모두 마친 230명을 대상으로 투여 전(baseline) 대비 24주차의 체중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체중 1kg당 3mg 투여군에서 7.21%, 4.5mg에서 10.56%, 6mg 투여군에서 11.57% 체중이 감소했다. 위약군은 체중이 1.05% 늘었다.

위약군과 비교한 마즈두타이드 투여군의 체중 감소 효과는 3mg에서 8.26%, 4.5mg에서 11.6%, 6mg에서 12.62%로 나타났다.

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보인 참가자의 비율은 3mg 4.5mg 6mg 투여군에서 각각 58.1% 82.5% 80.3%였다. 위약 투여군은 4.8%를 기록했다. 10% 이상의 체중 감소는 마즈두타이드 투여군에서 각각 8.26% 11.6% 12.62%로 나타났다. 위약군에서는 10% 이상의 체중 감소 사례가 없었다.

이노벤트에 따르면 마주두타이드 투여군은 체질량 지수, 허리 둘레, 간 지방 함량 및 혈압 등의 지표도 모두 감소했다.

심각한 안전성 문제도 관찰되지 않았다. 마즈두타이드 투여로 인한 부작용은 다른 GLP-1 작용제에서 나타난 것과 유사했다. 설사, 메스꺼움, 상기도 감염 등이 경증 또는 중증도로 나타났으며 일시적이었다. 1명의 참가자는 마즈두타이드 투여와 관계없는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동아에스티, 같은 기전의 'DA-1726' 전임상 결과 발표

GLP-1은 인슐린의 분비를 늘려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은 노보노디스크가 시작했다. 노보노디스크는 GLP-1수용체(GLP-1R) 작용제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일라이 일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당뇨병치료제로 FDA에서 승인받았다. 마운자로는 GLP-1R 및 위억제폴리펩타이드 수용체(GIPR)에 이중작용한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 비만 임상 3상을 25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최고 농도인 15mg 투여군에서 평균 22.5%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마즈두타이드는 GLP-1R 및 글루카곤 수용체(GCGR)에 이중작용하는 약물이다.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가 GLP-1R 및 GCGR 이중작용제인 ‘DA-1726’을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DA-1726에 대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고지방 식사로 유도된 비만 쥐에 DA-1726와 세마글루타이드를 각각 1주일에 2회씩 투여했다. 4주 후에 DA-1726 투여군은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었음에도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 고혈당 및 비만 쥐에 DA-1726을 3일에 1회씩 투여했다. 그 결과 4주 후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과 유사한 혈당 조절 효과 및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