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저분자화합물 신약 개발사 터닝포인트 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BMS는 경쟁 약물 대비 임상 결과가 우수한 비소세포폐암 및 진행성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을 확보하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BMS는 지난 3일(미국 시간) 터닝포인트 테라퓨틱스를 주당 76달러, 총 41억달러(약 5조13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 소식에 터닝포인트 테라퓨틱스의 주가는 발표전 34.17 달러에서 발표 후 73.79달러(3일 종가)로 116% 급등했다.

터닝포인트는 종양 발생과 관계가 깊은 주요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저분자 항암제 개발사다. BMS가 이번 인수로 확보한 터닝포인트의 주요 자산으로는 비소세포폐암 및 진행성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레포트렉티닙(repotrectinib)이 꼽힌다. 'ROS1' 및 'NTRK'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차세대 티로신 카나제 억제제(TKI)다. BMS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라며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BMS가 싼 값에 터닝포인트를 인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터닝포인트 테라퓨틱스의 주가가 78~80달러선이었던 것에 미뤄 보면 BMS가 저가에 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현금이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수 소식이 앞으로도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했다.

경쟁의약품 현황은

레포트렉티닙의 경쟁 의약품으론 관련 표적 치료제로 첫 FDA 승인을 받은 바이엘의 비트락비(성분명 라로트렉티닙)와 로슈의 로즈리트렉(엔트렉티닙)이 있다. 비트락비는 2018년 11월, 로즈리트렉은 2019년 8월 FDA에서 허가받았다.

비트락비는 바이엘이 2017년부터 록소 온콜로지와 공동개발한 의약품이다. 선수금 4억달러, 최대 16억달러 규모의 거래였다. 록소 온콜로지가 2019년 일라이 릴리에 인수된 이후에는 바이엘이 권리 행사를 통해 비트락비에 대한 완전한 권한을 확보했다. 로슈는 17억달러에 로즈리트렉 개발사 이그니타를 2017년 인수했다.

로즈리트렉은 지난해 5100만달러(약 639억원)어치가 판매됐다. 바이엘은 비트락비의 지난해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경쟁 의약품이 2개나 나온 상황에서 BMS가 터닝포인트를 인수한 까닭은 최근 공개된 레포트렉티닙의 임상 결과 때문이다. 지난 4월 터닝포인트가 발표한 레포트렉티닙 임상 1·2상(TRIDENT-1) 주요(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투여 환자의 객관적반응률(ORR)은 79%였다. 제조사가 밝힌 공식 정보 기준 로즈리트렉의 ORR은 59%, 비트락비는 72%다. 레포트렉티닙의 ORR이 경쟁약물 대비 소폭 앞선 것은 사실이나, 임상 환자가 71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MS는 터닝포인트의 인수 소식을 전하며 레포트렉티닙의 경쟁약물 대비 더 긴 반응기간(DOR)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응기간이란 완전관해(CR) 또는 부분관해(PR)가 관찰된 시점에서 종양이 다시 진행이 관찰되는 시점(재발)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TRIDENT-1에서 레포트렉티닙은 항암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 중 91%가 최소 6개월 동안 DOR이 유지됐다. 로즈리트렉의 6개월 DOR은 72%, 비트락비는 73%였다.

터닝포인트는 레포트렉티닙 외에도 'MET' 유발 진행성 고형암 환자 치료를 위한 MET 'CSF1R' 'SRC' 키나제 억제제 '엘조반티닙', 'RET' 키나제 억제제 'TPX-0046' 등의 후보물질을 보유했다.
◆레포트렉티닙의 경쟁 의약품 현황
성분명(제품명) 레포트렉티닙* 라로트렉티닙(비트락비) 엔트렉티닙(로즈리트렉)
객관적반응률
(ORR)
79% 72% 59%
6개월 DOR 유지 비율 91% 73% 72%
비고 임상 1·2상 2018년 FDA 승인 2019년 FDA 승인
자료 : 판매 중인 제품은 공식 정보기준. *은 TRIDENT-1 톱라인 기준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