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신약 개발사 갈메드 파머슈티컬스는 17일(현지시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아람콜(Aramchol)’의 적응증을 새로운 항섬유증으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갈메드는 아람콜을 미충족 수요가 높으면서 개발 속도도 비교적 빠른 새로운 섬유증 치료제로 추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단일 및 병용 요법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기존 임상 결과(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임상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신규 적응증에 대한 본격 임상은 내년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갈메드 측은 “독특하고 직접적인 항섬유증 작용 기전과 지금까지의 임상에서 입증된 안전성 성과(프로파일)가 아람콜을 새로운 적응증에 대한 유망한 후보로 만들 것”이라며 “기존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2상 및 3상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람콜은 지방을 합성하는 효소인 ‘SCD1’을 부분적으로 억제해 NASH의 주요 원인이 되는 간 내 지방축적을 막는 기전의 후보물질이다.

갈메드는 현재 미국과 유럽, 라틴아메리카 등 약 200개 기관에서 2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아람콜의 NASH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약동학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시험 및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공개시험(오픈라벨)으로 나눠 병렬 실시 중이다.

회사는 이날 오픈라벨 시험을 중단한다고도 발표했다. 최근 확보한 중간결과로 아람콜의 치료 기간 및 효과 등에 대한 이점을 충분히 확인했다는 이유에서다.

갈메드는 이달 초 오픈라벨 시험의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NASH 및 1~3단계(F1-3)의 간 섬유증 환자 총 46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이다. 아람콜 300mg을 1일 2회 투약했다. 투약 전 및 투약 후 24주차(또는 48주차 이상)에 조직검사로 간 섬유화 개선도(FCS)를 확인했다. 그 결과 평균 FCS 감소치가 투약 24주차에 -0.62(p=0.017), 투약 48주차 이상에서 -1.74(p<0.0001)의 결과를 보였다. 이를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조직학적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앨런 바하라프 갈메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아람콜의 항섬유증 효과에 대한 매우 고무적인 데이터를 확인했다”며 “아람콜이 미래의 주요 NASH 약물 후보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람콜의 국내 개발 및 판매 권리는 삼일제약이 독점 보유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2016년 갈메드로부터 아람콜의 국내 권리를 이전받았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NASH 치료제는 없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NASH 치료제 세계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