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신연구소 "자체 면역증강제 활용해 코로나19·독감 혼합백신 개발"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를 사용하면 이미 상용화된 백신은 예방효과를 개선할 수 있고, 임상 중인 백신은 개발 성공 가능성을 훨씬 높여줄 수 있습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2'에서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와 '리포팜'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차병원그룹의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는 백신 및 면역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지난해 10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차백신연구소는 TLR(면역세포 수용체)2·3 리간드(결합물질) 기반의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을 갖추고 있다. 면역증강제는 백신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첨가 물질이다. 염 대표는 "항원만 투여하면 면역반응이 굉장히 미미하지만, 면역증강제를 같이 투여하면 T세포와 B세포가 함께 활성화되면서 면역반응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면역증강제를 쓰는지에 따라 백신의 효능, 지속성 등이 달라지는 것이다.

차백신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엘팜포는 멤브레인(세포막)에 있는 TLR2와 TLR3를 타깃으로 한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건드리는 건 세계에서 엘팜포가 유일하다. 염 대표는 "이렇게 하면 세포 밖과 세포 안의 있는 수용체를 모두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리포팜은 엘팜포를 리포좀 제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를 활용한 B형 간염 치료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이 차백신연구소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특히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은 '완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염 대표는 "만성 B형 간염은 간암·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꼭 필요하지만,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로는 완치가 불가능하다"며 "엘팜포를 면역증강제를 사용한 파이프라인을 쥐 모델에 투여한 결과, 면역반응이 확실히 올라갔고 7마리 중 5마리는 바이러스 조각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완치됐다"고 말했다.

최근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한 대상포진 백신은 글로벌 제약사 GSK의 '싱그릭스'와 비교해 부작용이 더 적을 것으로 봤다. 염 대표는 "싱그릭스에 비해 효능이 우수하고, 통증 등 부작용도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대표는 이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를 동시에 막을 수 있는 혼합 백신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염 대표는 "글로벌백신기술선도사업단의 과제로 콤비(혼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코로나19 감염률도 높다는 보고가 많다"며 "노인의 경우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갈 확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두 가지 바이러스를 동시에 막을 수 있는 고무적인 백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