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알뜰폰 휴대폰 회선 가입자 수가 약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사물인터넷(IoT) 회선 가입자는 약 385% 급증했다.

지난 2월 ‘1000만 가입’을 넘겼다고 축포를 터뜨린 알뜰폰 시장의 신규 가입회선 증가세 대부분은 커넥티드카·스마트워치 등 IoT 디바이스 회선 영향이었다는 얘기다.

알뜰폰 IoT 회선 ↑, 휴대폰은 ↓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작년 말 알뜰폰 휴대폰회선 가입자는 609만명으로 2019년 말 687명 대비 11.3% 줄었다. 반면 IoT 회선 가입자는 2019년 말 87만에서 작년 말 426만으로 384.8% 급증했다.

현행 알뜰폰 가입 수치엔 스마트워치, 태블릿PC, 자동차, 원격검침기 등 IoT 기기를 연결하는 통신회선이 포함된다. 지난 2월 기준 알뜰폰 IoT 회선은 448만여개. 알뜰폰 '1000만 가입자' 중 약 45%는 휴대폰 사용자가 아니란 얘기다.
알뜰폰 가입자 늘어난 줄 알았더니 온통 커넥티드카
통신업계 등은 앞으로도 IoT 회선 가입자 증가세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 출시되는 신규 차량은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위해 차량용 IoT 회선을 탑재하는 경우가 늘어서다. 지난 2월말 현대차를 통한 IoT 가입회선 수는 210만을 넘겼다. 기아를 통해선 72만 회선이, 벤츠코리아는 32만 회선이 알뜰폰에 가입했다. 르노삼성(4만)·테슬라(3만)·쌍용차(2만) IoT 회선도 증가세다.

“현대차도 알뜰폰 사업자? 통계 왜곡된다”

일각에선 이같은 경향에 알뜰폰 시장 통계가 왜곡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기준대로는 현대차, 기아, 테슬라 등 완성차 기업도 알뜰폰 사업자다. 이들은 독립·중소 계열 사업자로 전체 시장 점유율 통계에 들어간다.

이로 인해 실제 휴대폰 회선자에게 통신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의 점유율 통계가 모호해진다는 게 양정숙 의원 등의 주장이다. 알뜰폰 시장은 중소 통신사를 키워 국민들의 통신 요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사실상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사 독과점 체계인 기성 통신 시장의 대안을 표방했다.

하지만 출범 10여년 후 결과는 당초 의도와 다른 모양새다. 알뜰폰 휴대폰 회선 시장은 통신3사 자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SK텔링크(SK텔레콤),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KT),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등의 휴대폰회선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 2월말 기준 51%를 넘겼다. 이들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비해 앞선 자금력과 마케팅 경쟁 등을 통해 시장 우위를 점했다.

2012년 정부와 통신3사 자회사간 협의에 따르면 통신3사 자회사들은 알뜰폰 시장점유율 총합 50%를 넘길 경우 추가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다. 중소기업의 살 길을 확보해줘야 한다며 붙은 조건이다.

그러나 IoT 시장 통계를 합하면 통신3사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31.8%에 그친다. 알뜰폰 휴대전화 가입자가 줄면서 작년 말(31.9%) 대비 점유율이 떨어졌다. 양정숙 의원은 “기성 통신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알뜰폰 시장으로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위해 현행 점유율 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