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게임학회장, 책 '메타버스는 환상인가' 발간
최근 여기저기서 메타버스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한국의 메타버스에는 구체적인 실체도 없고, 눈에 보이는 성과도 없다. 지금의 메타버스는 기술적인 혁신이나 사업 모델 상의 혁신을 동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이런 분석을 담은 책 ‘메타버스는 환상인가?'을 내놨다. 위 회장은 최근 메타버스 현상에 대해 ‘혹세우민’ 또는 시류영합적인 인간 군상의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메타버스 소동에는 일부 교수나 언론을 넘어 정부 기관이나 컨설팅 기업이 동시에 합류해 있다”며 “한국에서 메타버스 버블은 이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위 회장은 NFT, 가상 부동산, 가상 화폐 등과 맞물린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 버블에 대해 지적하고 대안도 제시한다. 총 다섯 개의 장 중 두 장에서 ‘메타버스라는 유령’이라는 제목으로 현재의 메타버스가 왜 실체가 없고,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구축하고 있는 메타버스가 왜 폐허가 되고 있는가를 분석했다.

저자는 과거 메타버스 1.0인 ‘세컨드라이프’나 IBM, 소니, 시스코, 델이 왜 메타버스 사업에서 실패하였는지를 살펴본다. 이런 분석을 통해 과거에 공격적으로 메타버스 구축을 시도했던 글로벌 IT 기업일수록 현재의 메타버스 버블에 거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3부에서는 ‘메타버스라서 발생하는 범죄와 사회적 갈등’이라는 주제로 메타버스 내에서의 살인과 폭행, 청소년 대상의 성범죄, 청소년이 접근 가능한 음란물, 메타버스 내에서의 결혼과 불륜이라는 윤리의 문제, 메타버스 내에서의 절도와 사기, 지식재산권 침해와 가상 부동산 버블 등을 살펴본다.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공간이기에 이런 범죄나 사회적 갈등이 더 심각하고 지적한다.

4부에서는 미래의 메타버스 사회를 이끌고 갈 MZ세대에 대한 분석, 그리고 그들이 현재의 메타버스라고 불리는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위 교수는 “MZ세대에게 메타버스는 호기심이나 동경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삶의 일부분으로 정착해 있다”고 주장한다.

포트나이트, 동물의 숲, 하츠네 미쿠의 홀로그램 콘서트, 제페토, 로지와 같은 디지털 휴먼, 마인크래프트 등을 분석하여 MZ세대가 어떻게 메타버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정리했다.

5부에서는 메타버스가 사회적으로, 산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우리가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시했다.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를 그대로 복제하거나, 현실의 인간관계를 이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성세대가 자신의 사고 틀에 기반해서 MZ세대의 메타버스를 재단하거나 기성세대의 방식에 가두는 방식의 메타버스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인간관계, 새로운 조직 관계,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김주완 기자